매일신문

오늘의 포인트-이회창총재 기자회견

한나라당은 현 정국을 당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는 수준으로 인식하고 저항의 길을 선택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10일 대국민담화문 형식의 기자회견은 이같은 한나라당의 위기감과그에 따른 소속의원들의 강한 반발심리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

이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여당의 의석 수 늘리기를 민주주의와 의회정치를 짓밟는 '정치쿠데타'로 규정짓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경제위기를 빌미로 독재의 길목에 들어서고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김대통령은 국회를 무력화하고 야당을 탄압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하고 결연한 투쟁을 선언했다.이총재는 이어 "김대통령과 여당이 야당을 파괴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를연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고 국회 거부방침을 분명히 했다.

이총재는 또 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모금과 관련, "한 마디로 사실이 아니다"며 "당시 김영삼(金泳三)대통령 탈당을 요구, 여당 프리미엄을 스스로 포기한 한나라당은 그럴 의사도능력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그리고 "우리는 선거자금이 없어서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반면 국민회의는 부족함이 없이 돈을 썼다"며 지난 대선에서 사용된 김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한 공개를 촉구하고 국민적 신뢰를 상실한 검찰을 대신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10일 오후부터 이총재가 국회내 한나라당 총재실에서 농성에 돌입했고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들은 연좌시위를 벌였다. 또 11일부터 14일까지는 탈당의원 지역에서 규탄집회를 갖기로 하는 등 국회밖에서 대여투쟁의 강도를 높여가기 시작했다. 이날의원총회에서도 이총재가 밝힌 대로 "이후에 벌어지는 모든 정치적 파국과 혼란은 전적으로김대통령과 여당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정리했다.

당내 일각의 온건론이 쑥 들어가고 강경 일변도로 흐르는 한나라당의 대여투쟁은 퇴로가 없어 보인다. 국세청을 이용한데 따른 여론의 부담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자세다.〈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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