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권은 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전총재대행 등의 검찰소환과 관련, '성역없는 정치권 사정'원칙을 또 다시 부각시키면서 대야 압박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해빙되는듯 했던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형국이다. 해빙조짐이 여야 총무등을 중심으로한 정치권내 물밑 접촉 등으로 조성돼왔다는 점에서 이번 급랭정국엔 청와대측 의지가 강력히 작용한 것으로 보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즉 현정부 최대 과제로 꼽아온 개혁작업의핵심이 될 부패정치인 척결문제가 자칫 여야간 흥정으로 흐지부지될 공산이 커지면서 비난여론이 고조되고 있는 것을 청와대측이 우려한 셈이다.
양당은 16일 오전 간부회의와 당무회의를 각각 열고 '사정은 사정이고 국회는 국회'라는식의 강경기조아래 한나라당의 오세응(吳世應)의원 등 비리연루자들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문제에 대해서도 종전의 유보에서 강행처리쪽으로 급선회했다. 또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해서도 대화정국의 전제조건으로 대국민사과를 거듭 요구했다. 국회 공전상황을 타협이 아닌 정면으로 돌파하겠다고 작정한 듯한 분위기였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날오후 여당만으로 열린 국회본회의장에서 5분발언 등을 통해 표출됐다.즉 정치권 사정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면서 국회를 외면하고 장외투쟁에 돌입한 한나라당측을집중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여권내 협상론을 주도해온 것으로 꼽혀온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조차도"사정은 사정이다. 여야간에 소환대상 의원들에 대해 불구속처리키로 했다는 것은 낭설"식으로 강경론으로 돌아섰다. 때문에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게 됐으며, 결국 청와대측이 제동을 건 것으로보인다. 실제로 해빙무드로 전환되고 있는데 대해 청와대측의 이강래(李康來)정무수석이나박지원(朴智元)대변인등이 "아직은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으며 국민회의측에 (정국상황과관련) 너무 앞서가지 말라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여권내 신.구주류간의 갈등설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한총무 등 국민회의내 동교동 가신그룹을 주축으로 한 구주류측이 정치적 타협을 통해 해결하려는 움직임에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신주류측이 반발하고 나왔을 것이란 분석이다. 즉 정계의 새판짜기를통해 위상강화를 꾀하려 할 이들로선 정치개혁이란 명분까지 업고있는 비리정치인 사정에더욱 강경입장을 보일 것이란 지적이다. 〈徐奉大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