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외투쟁 이회창총재 지도력 시험대

대여(對與)투쟁 강도를 높여가는 한나라당과 이를 이끌고 있는 이회창(李會昌)총재가 현재고민중이다. 의원직 총사퇴 결의과정에서 나타난 일부 의원들의 비협조와 장외투쟁에 길들여지지 않은 당의 체질 등이 투쟁의 강도를 뒷받침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8일 정치권의 사정이 무차별적으로 확대되지 않을 것이고 범위도 현재수준에서 그칠 것임을 시사한 대목 또한 강경투쟁 일변도의 대여투쟁 전략의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총재 등 당지도부는 19일 예정됐던 부산집회를 강행하면서도 행사의 성패에 심혈을 기울였다. 기대에 못 미쳤던 대구대회의 분위기가 재현되지 않도록 한나라당은 부산.경남지역 지구당에 동원령을 내려 성대한 규모의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독려했다. 부산의 열기를서울로 끌어올려 대여 압박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또 전날까지만 해도 여지가 보이지 않던 사정기류가 김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반전되는 듯한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여권의 태도에 변화가 있는 지 여부를 탐색하는데도 온 신경을 쏟았다. 한나라당은 아직 여권기류가 분명히 무엇인지를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이기택(李基澤)전총재권한대행의 소환방침 발표때처럼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일단 강경기조 유지라는 대원칙은 불변임을 밝히고 있다.

의원직 사퇴서의 처리도 새로운 고민거리다. 헌정사상 집단으로 의원사퇴서가 처리된 적이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한번 써보는 정치적 제스처라는 일부의 지적도 있어 제출할 수도없고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목숨을 버릴 각오가 돼 있다"는 강도높은 발언 또한 이총재와 한나라당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이는 비타협적으로'끝장을 보겠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역으로는 적당한 대응을 염두에 두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이총재의 정치력과 지도력을 확실하게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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