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쁜날 이웃사랑

3년전 엄마의 가출 이후 장애인 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은철이(12·가명).

아침을 굶은 배에 도시락조차 싸지 못해 점심 시간만 되면 설움이 더해졌지만 요즘들어등교길이 기다려진다. 학교에서 급식을 시작해 점심이나마 배불리 먹을수 있기 때문이다.비록 급식비는 몇달째 못 냈지만 부끄럽지 만은 않다.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갈수록 느는탓이다.

학교 주변이 영구임대 아파트에 둘러쌓인 대구 지역내 모초등학교. 전교생이 6백여명에지나지 않지만 한달에 2만원인 점심 급식비를 못내는 학생이 1백여명을 휠씬 넘어선다.이중 교육청등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학생은 50여명. 나머지 학생은 학교측이 전체급식량을 조절해 식사를 제공한다. 하지만 결식 아동이 늘면서 학교에서도 자체 해결이어려워 졌다. 학교 관계자는 "1학기에 40여명에 지나지 않던 학생이 개학과 동시에급증했다"며 "학부모의 90% 이상이 영세민인 탓에 다른 학교와 같은 학부모회의 후원은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물론 영구임대 아파트 주변에 위치한 지역내 대부분의초, 중학교가 이곳과 비슷한 '학교 결식' 처지에 놓였다. 9월 현재 대구지역내 초, 중, 고내결식 학생수는 모두 5천6백25명. 지난 5월에 비해 3천여명이 늘어났다. 특히 초등학교결식 아동수는 1천4백40여명에서 2천8백80명으로 두배나 급증한 상태. 하지만 몇달뒤결식 학생수가 얼마나 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모초등학교 급식 담당자는 "교육청이나외부 단체 지원이 있지만 결식 학생 전체에는 부족하다"며 "결식 학생중 학교 급식이아니면 하루 한끼의 식사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李宰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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