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경제회견-시중에 돈 돌도록 하겠다

김대중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배석한 가운데 경제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8일 "우리경제가 외환위기상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한마디로 제2환란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경제부처 장관들이 배석한 가운데 취임후 첫 경제특별기자회견을 갖고 "당장은 구조조정작업으로 인한 경기침체 등 부작용이 있으나 최선을 다해 구조조정을신속하고 확실히 마무리하면 내년에는 경제활성화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김대통령은 또 "깨끗한 정치는 민주주의와 국정의 요체"라고 강조한뒤 "부정부패가 만연한 '참혹한 현실'을 바로 잡기 위한 사정(司正) 없이는 민주주의도 시장경제도 정의사회도 없다"며 사정과경제회생의 병행의사를 거듭 밝혔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사정은 하고 싶어서, 누가 미워서 하는 것도 아니며 결단코 표적사정이나 야당파괴는 꿈에도 생각하지않고 있다"면서 "사정은 이제 오래 끌지않을 것이며 마무리가 멀지 않았다"고 말해 조만간 현재의 사정정국 종결을 통해 정국정상화를 모색할 것임을 시사했다.김대통령은 "국세권을 동원해 자금을 모은 것은 놀라운 일이며 이 문제를 손대지않고 넘어가면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이른바 '세풍(稅風)'사건에 대한 엄정처리 방침을 거듭 강조하고"사정과 국정운영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구체적 경기부양책과 관련, "금리를 1% 낮추면 기업은 8조원의 혜택을 보게 된다"면서 "시중에 돈이 돌도록 효과있는 경기진작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 경제운용의 중점을 내수의대폭적 진작을 통한 경제활성화쪽으로 이동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이를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5%선까지 재정적자폭을 확대, 경기활성화에 가장 효과적인 주택지원에 추가로 4조1천억원을 배정하는 등 총 10조원의 경기부양자금을 시중에 풀고,내구재에 대한 특별소비세 인하 등 각종 세제혜택을 통해 실물경제를 확대시키겠다"고 강조했다.특히 김대통령은 "작년말 총외채중 44.3%에 달했던 단기외채 비율이 이제는 25.8%로 줄었으며일본과 남미로까지 확대되는 국제금융시장의 격변에도 불구, 우리의 환율과 물가, 금리는 영향을받지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런 개혁과 경제회복에 따른 성과를 노동자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강조했다.

김대통령은 기아.한보 처리문제에 대해 "기아는 3차입찰을 하게 되며, 유찰될 경우에 대비한 대책을 강구중"이라면서 "한보는 자산매각 방식으로 오는 11월말까지 정리를 완료할 계획이며, 현재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대통령은 5대기업의 '빅 딜'과 관련, "기업들이 약속을 이행토록 하겠으며, 그렇게 하지않을 경우 여신 중단과 융자 회수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면서 "현 경제팀이 초기엔 혼선이 있었지만 이제는 잘 협조하며 해나가고 있으며, 부총리제는과거에 폐단이 많았던 만큼 부활시킬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