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럽통신-독일의 새로운 중도

지난 주말 사민당과 녹색당의 막바지 연정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됨에 따라 역사적인 적녹연정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슈뢰더가 내세운 '새로운 중도'(Dieneue Mitte)의 첫 그림이 그려지고있는 것. 27일 출범 예정인 차기 총리 슈뢰더가 말하고 있는 '새로운 중도'란 도대체 무엇일까.대부분의 언론들은 자유시장경제와 국가개입계획경제를 혼합한 신좌파나 영국총리 블레어가 즐겨쓰는 '제3의 길'과 상통하다는 정도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좌와 우의 결합이든 혹은 그 이념을 뛰어 넘든, 이러한 이념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벌써전후(戰後)부터 독일 경제정책의 근간이 되어 왔다는 사실이다.

'사회시장경제(Soziale Marktwirtschaft)의 아버지'라 불리며 1963년 10월15일에 총리가 된 '에르하르트'전(前)총리는 이미 1949년 경제장관에 입각하면서 줄곧 자유시장경제와 국가복지 확대를꾀하는 정책을 시도해 왔으며 이는 콜 총리로까지 이어 왔던 것이다.

따라서 슈뢰더가 말하는 '새로운 중도'는 기존의 '좌와 우의 배합'에서 '좌와 우의 새로운 배합'을 모색해 보려는 시도로 압축해 볼 수 있다. 그는 좌와 우의 배합에서 국민의 '연대의식'이란 요소도 21세기의 주요 국가경쟁력이 될 것으로 간파하고 있다. 당선 소감에서 구동독인들과 노동자들의 생활수준 향상을 약속한 것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에너지세 인상에 따른 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간접적인 복지비인 여타 부대비용을 낮추게 했지만, 임금 만큼은 손대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불필요한 에너지절약은 물론 화학분야를 비롯한 에너지소비 집약산업들에 대해선 지금까지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이노베이션을 추구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채찍을 의미하기도 한다. 에네지세 인상방침은 연장파트너인 녹색당의 이념을 반영시킨 것이기도하다. 그러나 녹색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전공학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허용한다는 점은, 이분야에 대해 무한정 미국에게 끌려만 다닐 수 없다는 것과 유전공학에 대한 유럽의 중심국이 되겠다는 의지가 스며있기 때문이다. '유전공학과 고용창출'문제 등은 다각적인 안목에서 독일전문가들에 의해 꾸준히 연구 되어온 분야중 하나다.

이처럼 차기총리 슈뢰더가 강조하는 '새로운 중도'란 좌와 우, 노동과 자본, 노동자와 기업 그리고 국가 모두가 연대의식을 통해 작은 것에서부터 보다 생산적인 새로운 배합을 재발견 하자는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파리.김부환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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