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체 측정 시스템 연구.개발 활발

'이리 오너라'를 외치면 알아서 열리는 문, 바라보기만 해도 '어서오세요'라고 반기는 금고... '주인을 알아보는 기계'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사람의 신체적.행태적 특성을 인식해 보안, 출입통제 등에 활용하는 생체측정기술이 생활 가까운 곳에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폭넓게 사용되는 카드식 출입시스템은 분실, 도용, 차용 등의 가능성과 실제 피해로 인해 보안성이 떨어지고 있다. 이를 대체하는 기술이 지문, 홍채, 목소리, 서명 등을 분석해 자동으로 처리하는 생체측정시스템.

범죄자들에 의한 신체위해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신체적 특징을 패스워드로 할 경우 다른 사람과중복될 가능성과 죽을 때까지 잃어버릴 염려가 없어 최고의 보안수단으로 꼽힌다.가장 오래된 연구분야이면서 보편화된 것이 지문인식시스템이다. 이미 1백년전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지난 68년 미국의 한 증권회사에서 처음으로 상업적인 용도에 사용됐다. 외국의 유명 금융기관에서는 고객인증용으로 다양하게 도입됐으며 뉴욕과 캘리포니아에서는 복지수당의 이중인출방지를 위해 사용되고 있다.

홍채.망막 인식시스템은 지문의 불안정성, 땀이나 물기에 약하다는 점 등 지문인식시스템의 한계를 극복, 최근 활발하게 상용화되고 있는 분야다. 망막 표면의 혈관형태나 홍채무늬는 일란성 쌍둥이라도 서로 다르며 특별한 외상이 없는한 평생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85년 미국 아이덴티파이(Eyedentify)사가 처음으로 개발했으며 현재는 미국의 아이리스캔(iriscan)사가 관련특허 대부분을 독점하고 있다. LG종합기술원은 최근 아이리스캔사와 공동으로홍채인식 보안시스템을 개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내년부터 주요 기관 및 기업체의 출입통제, 컴퓨터보안 등에 활용되고 향후 전자상거래 및 전자ID카드 등으로 범위가 확산될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손과 손가락 모양도 인식시스템의 연구분야다. 지문이나 눈을 사용하는 시스템에 비해 환경이 열악한 건설현장이나 야외에서 주로 사용된다. 최근 국내 벤처기업인 비케이시스템이 손등정맥을 이용한 혈관인식시스템을 개발, 상용화함으로써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손등정맥패턴 인식시스템은 지문이나 손가락이 없는 사람도 이용할 수 있으며 지문인식의 문제점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세계시장 진출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음성인식도 보안시스템과 관련, 다양하게 연구.응용되고 있다. 지난 45년 미국 벨연구소가 성문(聲紋)기록기술을 개발한 이래 폰뱅킹, 온라인서비스의 원격접속 인증시스템으로 상용화됐으며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업계에서 음성사서함 접속인증분야에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이밖에 펜의 움직임, 속도, 압력 등을 동적으로 파악하는 서명인식시스템, 사람의 얼굴을 적외선으로 분석하는 얼굴인식시스템 등도 상용화과정에 있다. 유전자(DNA) 구조를 개인식별에 이용하는 시스템은 현재 혈액이나 타액에서 추출해 자료를 얻는데 그치고 있지만 실시간 측정기술이 개발될 경우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분야로 꼽힌다.

사람을 대체할 기계로서 생체인식시스템의 활용분야와 발전가능성은 엄청나다. 기술개발과 함께이용자에게 주는 거부감, 개인정보 침해논란, 범죄가능성 등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된다면보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문명의 이기가 될 것이 틀림없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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