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로화-국내기업 영향

유로화의 출범은 한국기업들의 활동에 적지 않은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우선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유럽 기업들의 경쟁력 제고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수출 감소가 가장우려된다. 또 국가별 가격 동일화에 따른 제품 가격 인하 압박도 국내 기업에 부담으로 다가올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들은 벌써부터 유럽지역 거점 재편 작업을 벌이는 등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상태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무방비 상태다.

유로화 출범은 국내 수출업체에 위기로 다가오고있다. 신용대 산업연구원 산업협력센터 소장은EU내 선진국과 개도국간 무역이 강화되면서 우리의 대(對)EU 수출 확대여지가 줄어들 것으로우려했다.

또 가격인하 압박도 부담스런 일이다.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유럽 국가별로 제품 가격을 다르게책정, 판매증대와 이익극대화를 도모했으나 유로화 출범 이후에는 이것이 불가능해진다. EU 역내제품가격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업체간 경쟁까지 치열해지면 이는 제조업체에 가격인하 압박으로다가오며 결국 채산성 악화로 연결된다.

삼성경제연구소 김득갑 수석연구원은 "국제화가 진전된 범용 제품이 가장 큰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기초화학, 직물, 철강, 정보기기, 전자제품, 자동차 등을 영향권안에 든 대표적 업종으로꼽았다.

국내기업들의 대응상황은 기업규모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은 대부분 그룹내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올 상반기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온 반면에 중소기업들은 유로화 체제에 대한정보가 어두운데다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향후 유럽과의 교역에서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

그룹 차원의 전담팀을 두고 있는 현대는 유로화 출범 초기부터 현지통화보다 유로화를 사용토록유럽내 법인·지사들에 지시했으며 유럽 국가별 제품가격을 동일화할 방침이다.현대는 또 조만간 현지법인·지사의 회계, 세제, 급여 시스템을 유로화체제로 전환할 방침으로 관련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이미 끝냈다.

삼성은 사내 선물환시스템에 유로화를 또 하나의 통화로 추가키로 했으며 유럽화폐통합에 참가하지 않은 동유럽, 지중해 연안국가와의 교역시에도 가능한한 유로화로 결제키로 했다. 삼성은 아울러 단일통화시장의 장점을 활용키 위해 유로통화권내 계열사들의 물류망 통합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우는 (주)대우에 국제금융, 수출입 영업부서 임직원 20여명으로 환율·금리협의회라는 전담팀을구성, 외화자산 운용방식을 조정하고 사내 전산망을 통해 그 내용을 직원들에게 공개했다.이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대응전략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최근 대(對)유럽 수출중소기업 3백4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1.4%가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있으며 4.3%만이 대책을 마련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조사대상업체의 41.3%가 유로화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고 KOTRA는 전했다.KOTRA 관계자는 "유로화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무지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수출가격 통일, 유로화 결제 시스템 확보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유럽과의 교역에서 상당한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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