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 현상인지 뭔지로 혹한과 폭설의 겨울을 맞게 될 것이라는 기상청의 엄포와는 달리 비교적동절기 같지 않은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난히 감기환자가 많은 기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간에도 가내 두루 평안하시겠지요? 오늘 제가 이렇게 결례를 무릅쓰고 선생님께 몇 자 올리게된 것은 남한 인구 네명중에 한명이 가지고 있다는 휴대폰인지 핸드폰인지 하는 문명의 이기(利器)때문입니다.
예?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구요? 예. 물론 그렇게 생각하시겠지요. 무리는 아닙니다. 그럼 자초지종 제 얘기를 한번 들어보십시오.
어제 저는 수년만에 연락이 통한 친지를 만나러 시내 어느 호텔의 커피숍에 갔었답니다. 고즈넉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별의 별 신호음들과 더불어 여기 저기서 높은 음성들이 커피숍 안의 분위기를저자거리를 방불케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동시다발(同時多發)로요. 참으로 가관이더군요. 그주범이 바로 우리 국민들이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많이 소유하고 있다는 그 편리한 문명의 이기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얘기를 왜 선생님께 하느냐구요?
아, 선생님께선 벌써 잊으셨군요. 지난번 저희 극단의 공연을 보러 오셨을 때의 일을 말입니다.그때 선생님께선 관극권 아래 적힌 유의사항, 안내 방송도 못 보고 못 들으셨는지 그 잘난 문명의 이기를 켜놓고 계시다가 신호가 오자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객석에서 상대방과 우람한 목소리로 통화하셨지요?
무엇이 그리 긴요한 사항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 극장안의 모든 사람들이 선생님의 그 담대함에경이의 시선을 보내지 않았습니까? 기억하시죠? 그런데 그게 뭐 어떻냐구요? 그렇게 말씀하시니할 말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럼 이만 총총.
〈대구시립극단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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