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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결혼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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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참 야릇한 계절이다. 겨우내 수줍은듯 땅속에 숨었던 생명들을 움틔우고, 처녀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며, 나날이 초록빛이 짙어져 가게 하는 계절.

봄엔 청춘 남녀들이 결혼을 많이 한다. 공원에서 신부는 하얀 드레스, 신랑은 턱시도를 입고 행복한 얼굴로 야외촬영을 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그들은 세상의 어느 것도 부러운 것이 없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 모습들을 보는 사람들이라면 그 때 그 순간이 두사람에게 영원히 지속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게 된다.

얼마전 신문에서 '결혼은 줄고 이혼은 는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고 많은 생각을 했다. 왜 이혼이 늘어나는 것일까. 무엇이 둘만의 행복했던 얼굴을 일그러지게 하고 전혀 남남이 되게 만드는 것일까. 세상이 살기 어려워서, 성격차이, 혼외정사, 남편의 무능력…. 이혼을 하는 사람들마다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없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이혼이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절대로 이혼만큼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결혼할때 두 사람이 서로 사랑했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기억한다면 이혼이라는 파경까지는 이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혼식에 참석해 보면 대개의 경우 성혼선언문을 주례보는 분이 낭독한다. 백년가약을 맹세하는 성혼선언문의 내용을 기억하는 사람이 이혼하는 사람들 중에 과연 얼마나 될까.

결혼은 서로 다른 환경과 문화에서 생활하던 사람이 사랑이란 이름으로 인내하며, 갖가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면서 살아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서로가 처음 만났을때의 상대방에 대한 사랑과 존중하는 마음을 기억한다면 훗날 설령 위기가 닥쳐온다 하더라도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생각은 그리 쉽게 하지는 못할 것 같다. 〈포토하우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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