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엘리자베스 2세 알아보기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방한을 맞아 넘쳐나는 한국의 '공주(?)'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권력과 부귀의 상징인 진짜 여왕은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여가를 보내고 또 어떤 인생을 살아왔을까? 대영제국의 공주로 태어나 43개 연방국을 거느린 최장수 군주로 남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엘리자베스 2세(73)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여왕이 되기까지

미국의 전기작가 키티 켈리가 쓴 '로열스'에 따르면 조지 6세는 인공수정으로 두 딸(엘리자베스 2세와 마거릿 공주)을 낳았다.

당초 왕위 승계 2순위였던 조지 6세는 형인 에드워드 8세가 미국출신의 이혼녀 왈리스 심슨 부인과 결혼하기 위해 왕위를 포기하면서 대신 왕관을 썼고 장녀 엘리자베스 2세 공주는 부왕이 죽은 해(1952년) 스물 넷의 나이로 왕위를 이어받았다.

▲여왕의 가족

1947년 해군대위 필립공과 결혼한 엘리자베스 공주는 이듬해 첫 아들 찰스를 시작으로 3남1녀를 낳았다. 재임기간 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여왕이지만 가정생활만은 불행의 연속. 차남 앤드루 왕자와 사라 퍼거슨이 지난 90년부터 별거, 96년 급기야 이혼하면서 왕실은 스캔들의 소용돌이에 빠져들었다.

장남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 비의 이혼, 거기다 다이애나의 갑작스런 죽음이 뒤따랐고, 유일한 딸 앤 공주도 일찌감치 '이혼경력'에 동참했다. 여왕의 동생 마거릿 공주(68)도 왕실전속 사진사였던 남편과 헤어진 후 수많은 남성편력을 과시해온 스캔들 제조기다.

▲여왕의 사생활

영국 왕실이 가진 수많은 결점에도 불구하고 엘리자베스 2세가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그녀가 여왕에게 필요한 덕과 겸양, 절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승마와 폴로경기, 헨델의 음악을 즐겨 감상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왕은 최근 인터넷에 취미를 붙였다. 남편에게 1년간 컴퓨터를 배운 여왕은 요즘 인터넷으로 세계 곳곳을 누비며 각국의 고위 인사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고 있다 한다.

▲여왕의 패션

해외순방 같은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는 여왕은 의외로 검소한 편이다. 때로 노랑, 빨강, 초록의 원색 투피스에 작은 브로치로 멋을 내면, 곱게 늙은 이웃집 할머니같은 인상. 평범한 진주 목걸이와 귀고리를 즐기는 여왕의 패션에서 눈여겨볼 것이 있다면 바로 모자다.

열렬한 모자 수집가인 여왕은 스스로 모자에 리본이나 장신구를 달아 리사이클링(recycling:재활용)할 줄 아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즐겨쓰는 스타일은 머리에 꼭 끼는 좀 '작은' 것 들. 이유는 승용차에서 내릴 때 부딪혀 찌그러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고.

▲여왕의 지위와 역할

즉위 당시 50개가 넘었던 식민지는 대부분 독립했지만 현재도 그녀는 영국 뿐만 아니라 영연방 43개국 중 14개국에서 형식적인 국가원수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군림하지만 통치하지 않는 군주'로서 영국에서 총리와 법관을 임명하고 선전포고, 국교의 승인 등 입헌군주로서의 권한을 가졌다.

여왕은 47년의 재위기간 동안 윈스턴 처칠로부터 토니 블레어에 이르기까지 10명의 역대 총리들로부터 매주 한차례씩 국정을 보고받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여왕은 부자?

영국에서 입헌군주제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왕이 영국에서 제일 가는 부자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 푼의 세금도 내지 않는다"며 비난한다.

왕실 가족이 거처하는 각 성과 영지, 값을 따질 수 없는 보물과 예술품에도 불구, 여왕 개인의 재산은 발모랄과 샌드링검의 사저 및 직할영지 등에 불과하다.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 92년 여왕의 개인 재산이 약 9천만 달러로 과거의 1/10 수준으로 격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여왕대접도 예전같지 않아서 직할영지에서 나오는 개인 소득에 대해서는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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