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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감상적 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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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잇단 사고를 내자 드디어 김대중 대통령까지 국무회의 석상에서 그 오너 경영체제의 난맥상에 대해 질타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누구나 알다시피 대한항공은 사기업이긴 해도 그 업종의 특성상 공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실제로 항공운송사업은 한 나라의 서비스산업 전반의 수준과 그 안전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로서의 전문업종이기 때문에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냉정히 따져야 할 대목은 달리 있다. 곧 자유시장경제원칙을 채택하고 있는 나라에서 대통령이 사기업의 경영실태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 간섭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간섭의 범위도 당연히 문제로 삼을만 하다. 요컨대 아무리 한 나라의 '간판사업'이라 할지라도 대통령이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수 있는 범위는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우선 대통령이라는 막강한 직위상 그 파급효과도 엄청날 뿐더러 그런 간섭 자체가 이미 관계부처의 실무자급에서 다뤄야할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물론 김대통령이 손수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열정만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곧 그 열정의 밑바닥에는 '나라 망신'을 도맡아 시키고 있는 특정 기업체의 경영체제를 차제에 대대적으로 수술함으로써 온 국민이 안심하고 대한항공을 이용하도록 만들겠다는 순수한 동기가 깔려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열정을 받들 실무자들의 실천의지도 문제려니와 그것의 안전도가 의심스러운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감상적 애국심'을 발휘하여 한사코 대한항공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의식수준도 문제이다.

〈계명대 교수·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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