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물업계 에어제트룸 도입 '붐'

화섬직물 수출이 장기침체에 빠지면서 대구.경북 제직업체들이 최근 에어제트룸(공기분사직기) 도입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체들은 폴리에스터 직물의 수출여건이 악화될 것이란 판단 아래 면, 스판, 레이온 직물까지 짤 수 있는 에어제트룸을 적극 선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같은 움직임이 또하나의 설비과잉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에어제트룸 붐'은 업계의 논란거리로 부각될 전망이다.

쭓현황=외산직기 수입대리점에 따르면 올해 지역업체들은 에어제트룸을 주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ㅅ무역은 4월말 현재 2개 업체와 에어제트룸 50대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또 4, 5개 업체와 100~150대 도입을 상담중이다. 이에 반해 워터제트룸(수분사직기) 판매는 올들어 한 대도 없다.

ㅇ무역은 올해 지역에 에어제트룸이 300~400대 정도 도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작년 지역업체가 도입한 에어제트룸은 70대 정도였으나 올들어 큰 폭으로 늘고 있다"고 밝혔다.

쭓전망=외산직기 수입대리점들은 상당수 업체들의 직기 교체시기 도래로 대규모의 에어제트룸 개체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관계자는 "워터제트룸 20%, 래피어직기 30%, 에어제트룸 50% 정도로 직기개체 비율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다른 회사 관계자는 "현재 지역 워터제트룸은 4만5천대 정도로 에어제트룸 7천대의 6배를 넘는다"며 "앞으로 에어제트룸으로의 개체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쭓이유=워터제트룸이 폴리에스터 직물만 짤 수 있는 데 반해 에어제트룸은 폴리에스터, 면, 스판, 비스코스 레이온 등 다양한 직물을 짤 수 있다. 현재 업계가 안고 있는 폴리에스터 위주 수출체제를 다변화할 수 있는 기종이다.

올해 1~3월 폴리에스터 직물수출은 40% 가까이 감소했다. 경쟁국인 타이완이 양산체제에 들어간 데다 중국 등 후발국까지 워터제트룸 설비를 갖추고 대량으로 생산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반적인 직물수출 침체에도 불구하고 면직물만은 12.6%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세계패션 경향이 천연소재 선호로 흐르고 있다는 증거다.

같은 폴리에스터 직물이라도 워터제트룸으로 짠 제품보다 에어제트룸으로 짠 제품이 20% 가까이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도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워터제트룸은 폐수처리 및 용수공급 문제까지 안고 있으나 에어제트룸은 관리가 쉽고 기능이 향상돼 왔다는 점 역시 선호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쭓문제점=일부에선 이같은 에어제트룸 도입현상이 과잉으로 가는게 아니냐는 조심스런 진단도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직물 경기가 좋다고 해서 몰려가는 듯한 인상"이라며 "대폭화, 고급화를 지향하는 설비개체가 아닌 단순한 에어제트룸 도입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에어제트룸 생산업체의 홍보에 말려선 안된다"며 "금년 가을까지 경기흐름을 지켜본 뒤 개체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李相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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