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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집에만 있으니 답답해요. 빨리 학교에 가서 친구들이랑 운동장에서 축구도 하며 뛰어 놀고 싶어요"

과학자가 꿈인 전민규(10·가명·대구시 달서구 용산동)군. 전군이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판정을 받은 것은 새학기가 막 시작된 지난 3월10일. 서먹서먹 했던 새 친구들과 정이 들어갈 때쯤 전군은 학업을 그만두어야 했다.

"지난해 겨울방학을 앞두고 우측 골반의 통증을 호소했지만 검사 결과 큰 이상이 없어 별일 아닌 줄로만 알았습니다" 어머니 정영갑(38)씨는 민규에게 관심을 더 기울이지 못했다는 생각에 늘 마음이 무겁다.

전군은 4월 10일 경북대 병원에 입원, 1차 항암치료를 받고 지난 19일 퇴원 한 뒤 집에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지고 밥도 잘 먹을 수 없지만 웃음만은 잃지 않고 있는 개구쟁이다.

"3년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항암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경찰직업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아버지 전영활(40·서부경찰서 형서계)씨. 서부경찰서 내에서 범인검거 1위를 자랑하는 강인한 경찰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아들과 같이 놀아주고 대화 한번 제대로 나눈 기억이 없어 요즘 민규를 보면 한없이 약해진다.

13년 경찰생활에 20평짜리 2천500만원 전세아파트를 겨우 마련한 전씨는 경찰박봉으로 감당하기 힘든 엄청난 치료비도 걱정이다. 서부경찰서 직원들이 딱한 사정을 듣고 280여만원의 성금을 전달해 왔지만 월400만원 정도 드는 입원치료비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백혈병 등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학자가 되고 싶은 전군. 병마로 인해 방 한켠에 쌓아 놓은 과학전집을 펼칠 수 있는 길은 주위의 관심과 도움 뿐이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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