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색 전시회여는 조성묵씨-11일부터 갤러리 신라

"부드러운 소재도 조각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국수와 안경이라는 이색적인 소재로 11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신라(053-422-1628)에서 '커뮤니케이션'전을 여는 중진조각가 조성묵(60)씨.

"새로운 소재개발에 몰두하면 그런 것만 보이나봐요. 집에서 국수를 삶아먹다 바닥에 떨어졌는데 널부러진 국수가락의 모습이 어찌나 인상적이던지…"

어느 작가보다 새로운 재료의 발견에 민감한 그는 가냘픈 한 가닥이지만 모이면 하나의 상징물로 완성되는 국수의 가볍고 섬세한 이미지와, 기념비적이며 무거운 느낌을 지닌 안경의 극적 대비를 통해 하나의 동화적 공간을 창출한다.

"의사소통에 관심이 많아요.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자 부족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의자를 소재로 한 '메신저'연작에 이어 새롭게 선보이는 '커뮤니케이션' 연작에서는 안경이라는 은유적 현실을 통해 현재와 과거, 인간과 자연, 예술과 생활의 의사소통을 모색한다. 안경은 작가의 첨예한 내적갈등을 고백하는 도구이자 확장된 신체인 셈.

"관람객들은 현대미술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부담없이 작품을 봐야한다"는 조씨는 "미술은 미술 자체로도 좋은 것인데 내 작품은 너무 지적이어서 문제"라며 미소짓는다. 때문에 다음 작업은 지적인 요소를 되도록 제거하게 될 것이라고.

이번 전시회에서는 조각작품들을 드로잉화한 판화 20여점도 출품한다.

홍익대 조소과를 나온 조씨는 올해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사르자 비엔날레'에서 조각부문 2등상을 수상했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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