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국민회의 소속의원, 당무위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최근의 심경을 70분간 털어놨다.
이 자리에서는 김영배총재권한대행의 인사말과 이만섭고문의 긴급 발언 이외에는 다른 발언이 전혀 없었다. 이고문은 5분간 일장 연설을 통해 김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높게 평가한 뒤 "이번에는 정직하고 당당하게 대처해야 하고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한다"면서 여권의 단합을 강조했다.
다음은 김대통령의 발언요지.
왜 내가 김태정씨를 법무장관에 임명했느냐 하면 그 사람은 바른 법조인의 자세를 갖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때 청와대 사직동팀에서 DJ비자금 리스트를 조작해 한나라당이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을 때 검찰이 수사를 시작했다면 선거 후에 거짓으로 판명나겠지만 선거에선 졌을 것이다. 당시 김검찰총장이 선거 후에 수사하겠다고 했다. 나와는 일면식도 없었다. 법률가의 양심을 갖고 안된다고 했다.
또 지난해 선거 후에는 한나라당이 국세청을 동원, 선거자금을 모은 사건에 대해서도 검찰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묵과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옷 사건때 김장관을 왜 안바꿨느냐 하면 김씨 부인의 잘못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나는 나와 같이 일한 사람이 많이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나를 버리지 않을때 희생시킨 적이 없다. 하물며 야당총재 때도 그랬는데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그런 일을 하느냐. 만약 대통령이 그런 일을 한다면 장관들이 대통령을 위해 충성하지 않고 딴데 눈치를 돌릴 것이다.
나도 솔직히 좀 망설였다. 유임시키면 여론이 악화될 것이나 털어버리면 잘했다는 말을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색이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죄가 없으면 처벌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어떻게 해임하나. 내가 책임질 생각을 했다. 민심을 몰라서 김장관을 유임시킨 것이 아니다.
여성들이 무리지어 고급 의상실을 다닌 것은 잘못이다. 장관 부인이 개입된 것은 더 잘못이다. 잘못에 대해 꾸중할 때도 있고 매를 때리기도 하고 감옥에 보내거나 사형에 처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정치를 흔들어서는 안된다.
조폐공사 발언은 사실이라면 큰 일이고 실언이라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일이다. 부하 감독을 잘못한 상관의 책임이 크다. 백주에 폭탄주를 마시고 노동자를 피눈물나게 했던 일이 마치 정부의 공작처럼 실언한 것이 문제였다. 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다 훌륭하게 처리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대통령으로서 지도자로서 양심에 입각해서 판단해 결정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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