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때 장지로 모시지 못한 불효를 저지른 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한진아파트 101동 1109호에 사는 조홍연(50)씨는 3일 오전 10시께 부친 남극(83)씨의 시신이 군 장병들에 의해 군용보트로 옮겨지는 것을 보며 소리없이 눈물을 흘렸다.
지난달 30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한 부친의 장례를 이제서야 치를 수 있게 됐기 때문.
장례를 치르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조씨 일가족은 1일 오전 경기북부지역에 기습적으로 내린 폭우로 아파트 4층까지 물이 차오르는 바람에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가 될 수밖에 없었다.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 폭우, 아파트를 휘감고 있는 흙탕물, 점점 부식되는 부친의 시신을 보며 조씨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원망스레 하늘을 바라보는 일 뿐이었다.
괴로워하던 조씨는 가족들의 권유에 따라 1일 오전 시청 재난상황실에 자신의 상황을 알렸고, 이날 낮 대한적십자사의 도움으로 우선 제사음식 등을 밧줄로 건네받을 수 있었다.
결국 구조장비를 충분히 갖춘 육군 전진부대 장병 30여명이 이날 '망자 수송작전'을 벌였고 이날 오후 1시께 조씨 시신과 유족들을 수원의료원으로 무사히 옮기는데 성공했다.
조씨는 "대피하지 못한 같은 처지에도 식수와 음식 등을 나눠준 이웃들과 늦게나마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준 군 관계자들에게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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