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코앞에 둔 이 시대, 미술의 '정체성'과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이를 화두로 대구·경북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덟명의 30대 초·중반 현대미술작가들이 27일부터 9월2일까지 경주 서라벌문화회관 전시실(0561-772-2578)에서 그룹전 '거북 2000'을 마련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이한 전시회명은 거북처럼 느리지만 실험적인 조형언어로 이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
각자 뚜렷한 개성을 가진 작가들이 조형언어의 다양성과 차이를 통해 궁극적인 지향점을 찾는 전시회인만큼 작업특성에 따라 작가들을 범주화 시켜 전시를 세 종류의 '지형도'로 분류한 것이 독특하다.
'빛'으로 이름 붙인 제1지형도에서는 다양하고 화려한 색채, 오브제들을 소통회로로 사용하는 최주영 김경환 황해연씨가 참여, 모더니즘이 가져오는 의사소통의 단절을 보여준다.
제2지형도는 '진동'이라는 이름아래 김동선 백상욱 손미정씨가 미생물, 벌, 남·녀가 결합된 오브제를 통해 각각 환경오염, 획일적 사회에 종속되는 익명의 개인, 남녀의 수직적 서열체계에 비판을 가한다.
개인과 사회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제3지형의 '공명'에서는 노병렬 전종표씨가 미니멀리즘 경향의 작품을 통해 1·2지형에서 제기된 삶의 울림들을 내부로 끌어들여 인생에 대한 조용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를 전한다.
金嘉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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