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제2창당 출발부터 삐걱

이회창(李會昌)총재가 내세우고 있는 한나라당의 '제2창당'작업이 겉보기와는 달리 내부적으로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다.

'뉴 밀레니엄위원회'와 '3김 청산 및 장기집권저지위원회'가 공식 출범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고 3김 청산위원장을 맡은 김중위의원이 지난 30일 연찬회에서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잦다.

무엇보다 제2창당 작업이 험난할 것으로 비치는 것은 주류 외에는 대부분이 제2창당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윤환·이한동 전부총재, 조순명예총재, 이세기의원 등 이총재의 취임 1주년에 앞서 지난 달 26일 함께 중국 방문에 나선 비주류 중진들은 귀국 예정일인 30일 돌아오지 않았다.

이들이 노리는 바는 제각각이지만 제2창당을 탐탁지 않게 보는 시각은 공유하고 있다. 외국에 나가지 않은 이기택 전총재권한대행이나 서청원·강삼재·강재섭의원 등은 제2창당에 대해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는 것으로 참견도 협조도 않는 방관자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강삼재·서의원 등은 아예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민주산악회 재건작업에 발벗고 나서면서 이총재와 대척점에 서 있다.

이들 비주류 중진들 외에 심지어 사무처 요원들 까지 제2창당 작업의 일환으로 사무처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자 '사무처내 불만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음모'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리는 등 진통이 심화되고 있다.이들은 이총재가 내세우고 있는 '제2창당'이 사실상 '이회창당 만들기'와 다름없다는 시각을 자락에 깔고 있다. 대선 패배 이후 당의 쇄신과 활력 불어넣기가 필요하지 국민회의 측의 신당 창당에 '제2창당'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당직 개편으로 물러난 한 의원은 "제2창당은 구호일 뿐"이라며 혹평했다.

물론 이총재가 조만간 이전대행을 만나기로 하는 등 비주류 중진들과의 연쇄회동을 계획하고 있어 이들을 얼마나 제2창당 대열에 끌어들일 지가 관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