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폭력과 성적 표현으로 화제를 모은 일본작가 하나무라 만게츠의 신작 장편소설 '울'(씨엔씨미디어 펴냄)이 최근 국내에서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가운데 비평계에서도 이 작품에 대해 비판의 일침을 가하고 있다.
월간 '현대문학' 9월호는 서평코너 '죽비소리'에서 한마디로 '울'을 읽기 위해 허비한 시간이 아깝다는 평가를 내고 있다. 죽비는 "폭력과 성의 표현이 그 자체만으로는 문젯거리가 될 수 없지만 그 것을 통해 상징하고자 하는 내용이 상대적으로 빈약할 경우에는 폭력과 성이 과다하다는 비난을 면할 수 없다"며 소설 '울'에 대해 질타했다. 특히 작가가 등장인물의 일탈된 사고와 위악적 행동에 대해 설명을 시도하지만 설득력이 희박하고 진부하다는 지적이다.
또 죽비는 '울'이 그의 또 다른 소설 '게르마늄의 밤'에 비해 그나마 소설적 구성을 갖추고 있지만 작가가 집착하고 있는 윤리문제는 "니체의 초인주의에서 빌려와 천박한 덧칠을 한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잔인한 폭력에 대한 윤리적 근거를 제시하는 대목에서는 섬뜩한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는 것. 두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한결같이 자신의 지적 우월성에 강한 자부심을 갖고, 이를 근거로 평범한 인간들이나 따르는 윤리는 얼마든지 초월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천만이라고 지적했다.
죽비의 필자는 '울'을 읽다 보면 세상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나 통찰력도 만나고 존재론적 성찰도 간간 눈에 띄지만, 이 정도의 수확을 위해 악취를 감수하면서 두툼한 쓰레기더미를 뒤질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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