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0일 낮 청와대로 전직 대통령들을 부부동반으로 초청, 오찬을 함께했다. 이날 김종필(金鍾泌)총리 내외가 초청돼 대통령 예우를 받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왔고 김대통령의 합당을 겨냥한 행동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김총리는 청와대에 도착, 김중권(金重權) 대통령비서실장에게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안 오시죠"라고 물었고 이에 김실장이"연락을 드렸는데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라고 답하자 "아마 세 형님 보기가 무서워서 그런가 보죠"라고 뼈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김대통령의 외교적 성과를 치켜 세웠으며 정치 얘기는 일절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은 "김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APEC) 외교 성과는 대단한 것 같다. 과거보다 주도적으로 한 것 같은데 축배 한번 합시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김대통령은 페리보고서와 북.미 회담 결과를 간단히 설명했으며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은 "당사자간 원칙이 존중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는 우리 외교사에서 평가할 만하다"고 거들었다.
노전대통령은 동티모르 파명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번에 이니셔티브를 쥐고 한 것은 우리 외교사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한 뒤 인도네시아 교포들의 반대 광고를 거론하자 김대통령은 "파병은 유엔과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공식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에 노전대통령은 "결정을 잘한 것 같다"고 화답했다. 전문외교관 출신인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외교에서 주도적인 리더십을 발휘한 적이 없다"면서 "참 좋은 일이며 큰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반색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 이희호(李姬鎬)여사는 전전대통령 부인 이순자(李順子)여사와 김총리 부인 박영옥(朴英玉)여사와는 얘기꽃을 피웠으나 노전대통령 부인 김옥숙(金玉淑)여사와는 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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