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쓰러진 벼...무너진 농심

대구.경북지역에 일주일째 집중호우가 계속돼 벼가 쓰러지는 피해가 급증하고 있으나 추석연휴로 인해 공무원 등이 집단 휴무에 들어가면서 일손은 절대 부족해 수확기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추석연휴 동안 강풍과 호우를 동반한 태풍 '바트'가 한반도를 지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쓰러진 벼를 일으켜 세우는 작업이 지연될 경우 수확기를 맞은 벼의 대폭 감수가 예상된다.

경주지역에는 태풍 '바트'에 따른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148㏊이던 도복 피해면적이 354㏊로 늘어나는 등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경주시는 22일 하루 동안 벼 일으켜 세우기에 포항 해병부대, 안강 관리대대 등 향토주둔 군부대 장병들과 경북도청, 경주시청 직원 3천여명을 동원했으나 완전복구에는 역부족이었다.

게다가 연휴 첫날인 23일부터는 추석을 맞아 지원 인력동원을 일시 중단, 농민들만이 비가 내리는데도 수확기에 들어선 벼를 한톨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농민 이종호(67.안강읍)씨는 "이미 쓰러진 벼가 싹이 나고 있어 연휴가 지난후에 인력동원이 될 경우 적기를 놓쳐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며 안타까워 했다.

구미지역의 경우 해평면 일대를 중심으로 선산지역에서만 20㏊의 도복피해가 발생하는 등 도복 피해는 계속 확산되고 있으나 농가에서는 폭우속에 전혀 손쓸 방법이 없어 시름에 잠겨 있다.

농가들은 4일동안이나 추석연휴가 이어지면서 그나마 기대했던 공무원들과 군인들조차 모두 휴가에 들어가고 계속 폭우가 쏟아져 벼세우기는 아예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귀성 가족 등이 벼세우기 작업에 나서고 있다. 22일 현재 200㏊가 넘는 벼가 쓰러지거나 물에 침수된 영덕군은 23일에도 계속되는 비로 침수 벼면적이 더욱 늘어나자 농민들은 "올농사를 망치는 게 아니냐"며 한숨을 쉬고 있다.

영덕군 직원들은 22일에 이어 23일에도 벼세우기 지원작업에 나설 계획이지만 이날 오전부터 굵은 비가 내려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포항지역도 연일 계속되는 비로 22일 현재 500여㏊의 도복 피해가 발생하는 등 농작물 피해가 커지자 해병대 제1사단 장병들이 쓰러진 벼 세우기 작업에 나섰다.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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