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YS 부산 민주공원 개막식 참석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16일 오전 부산 민주공원 개막식에 함께 참석하면서 어색하게 '조우'했다. 두 사람이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지난 해 7월 청와대에서 열린 전·현직 대통령 회동 이후 15개월 만이다.

이날 두사람의 회동은 김전대통령이 전날인 15일 부산에 내려와 삼성자동차공장 등을 방문한 자리에서 "망하는 회사(대우)에 이런 엄청난 공장을 인수시킨다니 정신나간 사람 아니냐"며 김대통령을 신랄하게 비난한 탓에 어색함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김전대통령은 옛 민주계 인사들과의 만찬 등에서도 김대통령에 대해 '씨'자도 붙이지 않고 '역적' '죄인'등의 직설적인 용어로 독설을 퍼부어 댔다.

그래서 김대통령과 한 자리에서 맞닥뜨릴 김전대통령이 어떤 수위로 연설하게 될 지가 관심을 끌었다. 연설 순서도 두 사람간의 신경전을 감안, 행사준비위 측은 김전대통령, 오글목사, 김대통령 순으로 잡았다.

김전대통령의 연설내용을 미리 확인하려는 청와대 측은 김전대통령이 준비된 원고가 없다며 내놓지 않는 바람에 가슴을 졸였다.

김광일 전비서실장은 "YS가 직접 하겠다며 원고를 작성하지 않았다"면서도 "면전에서 김대통령을 직접 비난할 수도 그렇다고 부산시민들 앞에서 비난수위를 낮추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YS는 부마항쟁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우회적으로 김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난하는 수위로 연설했다.

김대통령은 부마항쟁의 민주화 기여도를 높이 평가하면서 경제개혁과 지역감정해소 및 부산경제 살리기를 역설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김전대통령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지난 79년 당시 야당총재로 온갖 박해속에서 과감하게 투쟁해 부산과 마산, 그리고 전국민의 궐기에 크게 기여한 김 전대통령의 공로에 대해서 여러분과 같이 높이 찬양하고자 한다"며 '민주화투쟁의 동지적 우정'을 강조,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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