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잎을 덮고 잠이 들었네. 벌들이 윙윙 잠속으로 날아 들어왔네. 바다 건너서. 허겁지겁. 엽서가 달려오고 아주 많이 아픈 말에도 나는 더이상 취하지 않았네 십년쯤 흘렀을까. 어머니는 말라서 비틀어진 호박줄기를 걷어냈네. 바가지만한 호박들이 잎 속에 숨어 있었네. 어머니는 나를 광주리에 담아 헛간에 넣고 빗장을 걸었네. 이미지들이 점점 여물어지고 나는 검은 반점 몇 개를 몸에 새겼네.
허방 같은 삶도
몸을 거치지 않고 완성될 수 없다면
이 비린, 시린, 몇 고비
비켜갈 수 없지
광주리에 담긴 저 환하고
둥근 말들
-'현대문학' 10월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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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출생(1952)
▲'심상'으로 등단(89)
▲시집 '그대에게 가는 길처럼' '고요한 입술'
▲현재 '시와 반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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