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시작한 지 4일만에 받은 첫아기가 2주일만에 국내입양되어 갈때 가장 많이 울었습니다. 자식을 떼어보내는 어미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미혼모 수용시설인 대구혜림원에서 신생아 돌보는 일을 하는 여혜정(38·대구시 수성구 범어2동)씨. 평소 아기 돌보는것을 좋아하는 여씨는 지난 93년 2월 국내 또는 국외로 입양되기 전까지 미혼모 아기들을 키우는 위탁모 일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여씨의 손을 거쳐간 신생아는 수백명. 보통 3주정도 머물다 입양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한달 평균 5, 6명을 돌보고 있다. 한달에 몇십만원 받는 양육비가 수입의 전부지만 천직으로 알고 자기일을 희생하면서 친자식처럼 아기를 돌보던 여씨에게도 지난 95년 11월 말 시련이 닥쳤다.
찬바람이 쌩쌩불던 날 밤 태어나자마자 병원에서 여씨집으로 온 신생아가 불덩이처럼 열이 올라 병원을 찾았지만 결국 죽었을 때 일에 대한 회의가 물밀듯 찾아왔다.
"책임지지도 못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죄책감이 들어 그만둘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아기 돌보는데 지쳐 잠이 들었을 때 대신 우유를 물리는 든든한 후원자인 남편과 친동생처럼 아기들을 돌보는 아이들때문에 다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날 이후 여씨는 아기들에게 정을 많이 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지만 눈도 못뜨는 아기가 제법 똘망똘망한 모습을 갖추어 갈때 마음한구석에 영글어 가는 사랑은 주체할 수 없었다.
"수백번을 더 해온 일이지만 가슴에다 아기를 묻어야 하는 이별의 순간은 매번 넘기기가 힘듭니다. 입양된 아기들이 잘 자라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미혼모들이 아기들을 키우며 직업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공간을 국가에서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는 것이 여씨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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