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 얼굴없는 수출 벗어난다

안경업계가 고유 브랜드 개발로 '얼굴없는 수출'을 벗어나고 있다.

지역 안경산업은 국내 안경테 생산의 80%, 수출의 93%를 차지하는 특화업종이지만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한데다 기술 개발력이 약해 중저가 제품 생산에 그치고 있다. 또 거의 전량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어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도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디자인 개발, 제품 기획력 등이 강해지면서 일부 업체를 중심으로 고유 브랜드 해외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안경테 제조업체인 에밀레 아이웨어(대구시 서구 평리동)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안경박람회(SILMO)에 고유 브랜드 '에밀레'를 사용한 90여 가지 모델을 선보였다. 독일업체와 현지에서 일부 계약을 맺은데 이어 프랑스업체들도 관심을 보여 수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에밀레는 연간 500만 달러 정도를 전량 OEM으로 수출하고 있는 진양엔터프라이즈의 자회사다.

회사측 관계자는 "기존 OEM방식으로 수출할 때보다 두배 이상 높은 가격인 개당 14달러에 수출상담이 이뤄지고 있다"며 "아직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반응이 좋아 앞으로 주문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1천만달러 정도의 수출고를 올리고 있는 아이패션(대구시 달서구 월암동)은 기존 브랜드 '톱 아이' 이외에 신규 브랜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디자이너 3명을 영입하는 등 디자인 개발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저가품 시장은 중국 등 후발국에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라며 "성장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디자인 개발, 기술 기반의 확충을 서두르지 않으면 국내 기업들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李尙憲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