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씨 검찰서 무슨말 했을까

검찰에 출두한 국민회의 이종찬(李鍾贊) 부총재가 5일 새벽 조사를 마치고 귀가함에 따라 그의 진술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부총재는 이날 새벽3시15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오다 마주친 기자들에게 "검찰이 발표할 것"이라는 말만 남긴 채 사라졌고, 이에 앞서 검찰청사에서 이 부총재를 만난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사무총장도 "조사가 끝난 뒤 이 부총재와 겨우 악수만했으며, 미처 얘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다"고 말해 구체적인 진술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부총재는 4일 오후 검찰 출두에 앞서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검찰 조사후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이 종합된 뒤 다시 밝히겠다"며 검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별도로 '할 말'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검찰의 발표전에는 이 부총재가 진술내용을 공개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인다.

피고소인인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출두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파동이 계속되는 와중에 '입'을 열었다가는 자칫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켜 '설화(舌禍)'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총재가 당분간 함구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은 당초 4일 검찰출두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새로운 사실을 밝히려 했다가 여권 지도부의 설득에 따라 마음을 돌린 것으로 알려지는데서도 뒷받침된다.이 부총재는 이에 따라 5일 시내 모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측근들과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으며 당분간 기자들과 만날 계획이 없다는게 주변 사람들의 설명이다.하지만 정 의원이 4일 한나라당 부산집회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등 여권핵심부를 겨냥해 극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계속 '확전'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상황전개에 따라서는 이 부총재가 다소 일찍 입을 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