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걸 우에 말로 다카노. 저거(자식들) 생각 안하믄 지금 당장이라도 영감 얻어가제.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데"(61·여)
"혼자 된다는 것이 이렇게 무서운 줄 생각도 못했어. 자식자리, 남편자리가 너무 달라서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로 모를거야"(60·여)
"둘이 살다가 혼자 남게 되니 너무 외롭고 허전해서 집에 들어가기가 두렵구만. TV나 라디오가 없다면 외로워서 못살지. 이성 친구가 절실해"(77)
"나는 늘 젊을 줄 알았지. 이렇게 나이들어 무상하고 외로울 줄 몰랐어. 괴롭고, 허전하고, 외롭고, 가슴도 활활타니 온 천지를 지치도록 돌아다니는 것밖에…. 서로 왔다갔다하며 위로해줄 할아버지를 사귀고 싶어요"(60·여)
젊은이들은 대개 노인이 되면 감정도 욕구도 없어져서 중성(中性)처럼 돼버린다고 여긴다. 그러나 그건 대단한 오해다. 대부분 노인들이 이성 짝을 원한다. 홀로 된 노인들이 외로움을 달래려고 짝을 찾는 경우가 절대 다수이지만 아내가 버젓이 눈뜨고 있어도 홀로 된 노인들의 모임에 위장 가입하려는 사례까지 불거지고 있고, 최근에는 노인들의 매춘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노인들의 이성교제 욕구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있었다. 하지만 예전에는 노부모가 대가족의 중심을 이루고 어른 역할을 하면서 이런 욕구를 다른쪽으로 해소했으나 핵가족화의 진전과 함께 가정내 역할이 상실되고 독거·별거하는 노부모가 가족밖에서 외로움을 덜려는 현상이 늘고 있다"
노인주간보호소 홍성표소장은 평균 수명의 연장과 의학의 발달로 건강한 여명을 즐기는 노인층이 형성되면서 제1인생(탄생), 제2인생(결혼)에 못지않게 제3인생(노년기)도 즐기려는 풍조가 뚜렷하다고 밝힌다.
"홀로 된 노인들이 사춘기 청소년에 못지않게 이성을 그리워한다"는 홍소장은 노인들의 이성교제가 아주 적극적인 양상을 띤다고 말한다.
노인들의 이성교제 욕구는 90년대 들어서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90년에 한국갤럽조사에서는 외로움을 느끼는 노인이 전체의 41.7%, 94~96년 대전 노인의 전화에서는 71.0%, 98년 한국 노인의 전화 대구지부(053-423-0434) 전차수 상담실장 조사에서는 거의 모든 노인이 이성교제를 원했다.
대구시노인종합복지회관 김상근관장(053-766-6011)은 "이제 노인복지도 먹고 사는 걱정에서 벗어나서 문화복지에 신경써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즉 노인의 이성교제에 관해서 젊은이들은 "노인에게 무슨 욕구가 있느냐"고 무시하지만 막상 노인 당사자들의 이성교제 욕구나 재혼의지는 굉장하다.
"지금까지 노인들의 사랑은 주책이고 망령이라는 보던 선입견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김관장은 젊은이-늙은이, 자식-부모 사이의 노년기 이성교제에 대한 견해차를 좁혀주는 프로그램을 양쪽에 다 도입해야한다고.
"꽃에 물주고 손주 돌보며 사는게 늘그막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많지 않습니다. 자식 믿다가 아무것도 안된다고 호소하는 노인들의 상담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전씨는 "노인들의 이성교제, 재혼문제는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라며 노년기의 짝찾기가 일탈으로 치닫는 것을 방지하려면 그들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양성화된 통로를 더 많이 개발해야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대구에서는 홀로된 노인들의 이성교제 욕구에 발맞추어 지난 97년에 발족한 '알찬 노후를 생각하는 모임'(회장 정지락)의 회원은 지난 10월말 현재 100명을 넘어섰고, 각 노인대학이나 복지관에서도 이성교제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대전에서 노인들의 실버팅이 열린데 이어 대구의 결혼정보회사 ADD(053-425-9080)도 노인들의 이성교제를 염두에 둔 다과회를 기획하고 있고, 노인의 전화는 내년부터 실버팅을 주선할 계획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원장 탄핵 절차 돌입"…민주 초선들 "사법 쿠데타"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