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서구 비산동 달동네에 사는 최만근(77)할아버지는 꼬박 이틀째 혼수상태로 동산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다가 '수술 불가' 판정에 따라 10일 퇴원했다.
찢어질듯 가난한 살림살이지만 온화한 성품에 늘 웃으면서 사는 최할아버지는 말을 하지 못하는 농아자. 궁색한 살림에 말까지 할 수 없는 벙어리 최할아버지의 유일한 낙은 오토바이를 타고 두류공원에 가서 또래 노인들을 지켜보는 것.
여느날처럼 간단한 아침을 먹고 오토바이를 타고 두류공원으로 향했던 할아버지가 아리랑호텔 앞 횡단보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것은 지난 8일 오전 10시30분. 자동차와 부닥친 최할아버지는 곧장 동산병원 응급실로 실려갔고, 말못하는 할아버지의 호주머니에 들어있는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 부설 성심복지의원 진료권을 보고 가해자측에서 성심복지의원(053-256-9494) 장글라라 사무장에게 비상 연락을 해왔다. 영세민인 최할아버지는 전에 대구 가톨릭농아선교회의 주선으로 이 의원에서 보철 서비스를 받았던 터여서 혹간씩 들렀던 터였다.
괜찮은듯이 보였던 최할아버지는 몇시간만에 뇌출혈 증세를 보였고, 급히 혈소판을 구해야 수술이 가능하다는 연락이 날아왔다. 할아버지와 같은 B형 혈액형을 가진 신학생 5명과 교수 신부 2명, 가톨릭농아선교회 회원 3명이 혈소판을 뽑겠다고 달려왔다. 농아선교회 김기진(신암 보좌) 지도신부도 달려왔다. 두명의 신학생이 혈소판을 뽑았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농아자인 탓에 한마디 의사 표현도 못한채 의식불명의 상태에 빠져든 최할아버지가 수술마저 포기하고 퇴원하는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주변 사람들은 이런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농아 장애인들은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고 꼭 규칙을 지키는데 최할아버지가 횡단보도에 빨간 신호가 들어왔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건너려 했다니 참 이상하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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