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을 앞두고 400만 장애인들 가슴에 희망을 심어 줄 수 있는 일을 했다는데 보람을 느낍니다"
손이 불편해 입으로 전동휠체어를 조정하며 대구에서 임진각까지 1천500km의 국토종단을 마치고 10일 대구에 도착한 최창현(35·대구시 남구 대명3동)씨. 1급 뇌성마비 장애인인 최씨는 의지만 있으면 어떤 장애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주위의 만류도 뿌리치고 지난 7월 국토 대장정 계획을 세웠다·(매일신문 9월27일자 23면 보도)
IMF 여파로 후원자를 구하지 못해 지난달 4일 대구를 출발 할 때 부터 난항이 예상되었지만 의지 하나만 믿고 38일간의 여정에 나선 최씨. 지난 17일 광주에 도착했을때 설악산에 첫 눈을 뿌린 기습적인 추위가 엄습, 입이 얼어 전동휠체어 계기판을 제대로 조정할 수 없을 정도의 어려움을 겪었다.
넉넉지 못한 후원금을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컵라면 하나로 끼니를 때우고 허름한 여인숙을 찾아 밤 늦게까지 헤매다 교회에 들어가 노숙을 하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삐걱거리며 불안하게 굴러가던 전동휠체어 앞바퀴가 휘면서 논으로 굴러 타박상을 입었으며 늦가을 비바람과도 싸워야 했다.
힘이 들때마다 최씨를 일으켜 세운 것은 함께 간 자원봉사자 이경자(여·25)씨의 격려와 가는곳마다 먹을 것을 내주고 주머니에서 쌈짓돈을 내놓는 훈훈한 주민들의 인심. 최씨는 국토종단에 많은 도움을 준 분들 생각에 돈을 함부로 쓸 수 없었다며 후원금을 아껴 10일 대구시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구릿빛 얼굴에 핀 환한 미소로 장애의 그늘을 지워버린 최씨. 월드컵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 로마에서 스웨덴까지 유럽 종단의 새로운 도전을 내년 6월 계획하고 있다.
李庚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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