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 가면 바람에 서걱이는 대나무나 풍경의 떨림이 감지되고, 문창살에 곱게 비쳐드는 저녁 노을과 정갈하게 쓸어내린 절 마당의 적막함이 스르르 겹쳐진다. 선방에 든 스님의 흰 고무신 한 켤레에도 고적함이 묻어나는 인적 드문 산사의 풍경.
사진작가 박보하씨의 '산사의 미를 찾아서'(다른세상 펴냄)는 이런 절간의 아름다움을 포착해낸 사진기행집이다. 전국 사찰 36곳을 찾아 그 절만이 간직하고 있는 고유한 아름다움의 이미지를 앵글에 담아냈다. 올해 영국 여왕 방한시 영국측 공식 전담사진가로 활약하기도한 그는 사진으로 산사가 품고 있는 정(靜)과 동(動)을 대변한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사찰의 숨겨진 아름다움이나 오랜 세월을 거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은 곳이라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미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미덕. 향토의 의성 고운사 가운루, 안동 신세동 7층전탑과 봉정사 대웅전, 예천 용문사 윤장대, 문경 대승사 일주문과 목각탱, 부석사 석등과 노을 등은 새로운 아름다움으로 다가선다. 무심코 스쳐 지나버리기 쉬운 아름다움을 담아내려는 작가의 오랜 기다림과 섬세함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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