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얼굴없는 천사 심장병 아기에 새 생명

선천성 심장병을 앓으면서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던 한살배기 여자 아기가 얼굴없는 천사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얻게 됐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30대후반의 남자는 지난 20일 "올해가 가기 전에 뭔가 한가지 보람된 일을 하고 싶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대구가톨릭병원 모교수에게 수술비가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가정형편이 어려워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는 환자가 있으면 소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제안을 받은 교수는 태어난지 6개월만에 선천성 심장병(동맥관 개존증) 진단을 받고도 가정형편이 어려워 2차례나 시도했던 수술을 포기한채 연명해 가던 한살배기 박모(여.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아기의 그간 사정을 그에게 전했다.

그는 수술비 수백여만원을 기꺼이 부담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통을 당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지 도울 것이란 약속을 했다. 하지만 식당업을 한다는 그는 도움받은 쪽의 그 누구도 만나지 않겠음은 물론이고 자신의 신상도 절대 공개하지 말 것을 병원측에 요청, 아기 부모 등 주위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미 합병증으로 폐고혈압까지 생긴 아기는 22일 수술을 받고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져 현재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黃載盛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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