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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때 在所者등 집단처형 폐광서 유골 무더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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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가창 등지서도 희생한국의 '6· 25 킬링필드'

13일 오후 경북 경산시 평산2동 코발트폐광산 갱내 30m지점에서 한국전쟁 당시 정치범으로 분류돼 학살된 뒤 방치돼온 유골들이 본사취재팀에 의해 돌무더기 표면에서 대량 발견됐다.

安相鎬기자

한국전쟁 당시 대전형무소 재소자 1천800여명을 집단 학살했다는 미국 비밀문서가 최근 공개된 것과 관련, 대구.경북지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집단처형이 있었다는 주장이 잇따르면서 피해자들의 매장지로 추정되는 폐광산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일 오후 4시 경북 경산시 평산2동의 폐쇄된 코발트광산 입구 주변에서 한국전쟁 당시 처형된 대구형무소 재소자 및 국민보도연맹원 등의 유골로 보이는 두개골과 정강이뼈 골반뼈 등이 돌무더기 위에 흩어진 채 발견됐다.

피해자 유족들과 동네주민들은 폐광입구에서만 10여구의 유골이 나온 것으로 미뤄 사람의 발길이 미치지 못한 폐광내부엔 최소한 수백구의 유골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동네에서 평생을 살아온 주민 김모(70)씨는 "지난 50년 8월 중순쯤 고도 100m 정도인 폐광산위 수직갱도 주변으로 정치범들을 끌고가 총살하거나 산 채로 수직갱에 밀어넣는 방식으로 처형했다"며 "주변계곡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핏빛으로 물든데다 악취가 심해 농사를 짓지 못할 지경이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군인들이 평산동 주민들을 아랫마을로 소개시킨 뒤 군용트럭 수십대를 이용, 재소자와 좌익전력자로 보이는 사람들을 수일간에 걸쳐 광산으로 날랐으며 밤마다 콩을 볶는 듯한 총소리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골발견 현장에 동행한 한국전쟁 당시 사망자 유족들은 △이병옥 전국노동조합평의회 대구경북지역 운수노조위원장 △최능진 전 종로경찰서장 △김도재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지사장 서리 등 한국전쟁 당시 대구형무소 재소자와 국민보도연맹 회원들이 이같은 방식으로 처형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영덕군 지품면 삼화2리 이상열(66)씨는 "지난 50년 7월초쯤 부친 이성수(당시 41세.농업)씨 등 주민 40여명이 경찰에 의해 영덕읍 화개2리 무릉산 안쪽 속칭 뫼골로 끌려간 뒤 군인들에 의해 억울한 총살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숨진 형의 사체를 수습하러 갔던 동생 이재영(73)씨와 주민들은 "처형당한 사람들은 포승줄로 두사람씩 손발이 묶여 있었고 지품면 이외에 영해, 창수 등 영덕군내 주민 160여명이 끌려와 참변을 당했다"고 증언했다.

동생 이씨는 "6.25전쟁전 영덕군 일대는 밤에는 빨치산 세상이고 낮엔 군.경의 세상이다 보니 총과 대창을 들이대는 빨치산에게 쌀과 가축을 빼앗겨가며 산죄밖에 없는데 억지로 죄를 만들어 생목숨을 앗아간 것이 너무 원통하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전쟁 사망자 유족들은 또 가창댐 주변, 상인동 계곡, 공산댐 하천변 등 대구.경북지역 20여곳에서 1만여명이 학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4.19혁명 직후 '피학살자 유족회'를 결성, 진상규명 및 위령탑 건립사업을 추진하다 5.16으로 대부분이 검거돼 징역형을 선고받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鄭相浩.李宗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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