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의 숨결'을 주제로 신라 천년 고도 경주에서 오는 9월 1일 막이 올라 11월 10일까지 71일간 계속될 '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0'이 이제 20여일 앞으로 다가섰다. '만남과 아우름'을 부제로 한 이번 두번째 엑스포는 2년 전 첫 행사 호응의 여세를 몰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마련되고 있어 기대를 걸게 한다.
◈새'숨결' 속 '만남과 아우름'
첫 행사의 '천년의 미소'라는 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숨결'이란 동적인 이미지를 부여하고 '만남과 아우름(會通.圓融)'을 추구하게 될 이번 엑스포는 심호흡 끝에 태동하는 새로운 문화 패러다임을 지향한다. 특히 새로운 밀레니엄에 대한 기대, 미래에의 꿈꾸기와 긴장감에 호흡을 맞추려는 결의와 활력을 이끌어내기는 기대치를 높여 준다.
우리가 복원해야 할 가장 시급한 가치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는 '상생(相生)의 만남'과 개방적.상호주의적이며 너그러움이 깃들인 '아우름'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는 점 또한 새 세기에 걸맞은 '화두'로 읽힌다. 하지만 이같은 주제와 부제에 부응하는 지구촌의 축제가 되기 위해선 추진 과정에 얼마나 치밀하고 세심한 노력이 따르느냐가 관건이고, 주최.주관측과 지역민은 물론 범국민적인 관심이 담보돼야만 하리라고 본다.
우선 불교문화의 보고인 경주를 통해 우리 문화의 세계화와 고부가가치의 관광자원화를 겨냥하는 다각적인 시도가 성과와 연결되고, 경북도가 주최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행사를 뛰어넘어 이름에 상응하는 국제 규모의 문화박람회로 자리매김하는 디딤돌을 다시 한번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
주제 행사는 '문화 이미지전-찬란한 빛 사라진 문화여', 영상 '서라벌의 숨결 속으로', 전시회 '동방의 빛을 따라서', 연극 공연 '도솔가-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이 펼쳐진다. 또 공연예술축제.문화학술회의.제의행사 등의 ASEM 관련 행사와 민속놀이마당.처용마당 등의 노년층 행사, 사이버 캐릭터쇼.천축국 대탐험 등의 다채로운 청소년행사, 문화상품 특별기획전.야외오페라 '무영탑' 공연 등의 특별행사, 거리 퍼포먼스.신라 천년의 춤.기획전시 등 세계의 유명 축제, 담장 없는 박물관-시가지행사 등이 마련된다.
이들 행사 가운데 최첨단 과학기술과 문화의 접목을 시도, KIS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최대 규모로 마련하는 가상현실 기법의 사이버영상관 구축과 사이버캐릭터 쇼, 전략 시뮬레이션게임 등은 지식.정보화 시대에 부응하는 문화산업의 새로운 발전 토대와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 인프라 새롭게 구축해야
한편 이번 행사는 98년 행사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편의시설 부족과 깊이 있는 문화체험 미흡, '집안잔치'라는 느낌과 '문화 인프라 구축 빈약'이라는 숙제들을 성실하게 풀어보려는 시도들도 눈에 띄지만 역시 지켜봐야 할 대목들이다.
지난 행사 이후 주최측은 휴식공간.냉방시설 등 편의시설들을 보강하고, 환경친화적인 행사공간을 만드는 데 힘썼으며, 기간도 10일이나 더 늘렸다. 외국인 유치 목표도 10만명 이상으로 올려 다양한 유치작전을 펴고 있으며, ASEM.ASEF 등 국제대회들과의 연계에 힘을 기울여 그 효과가 예상되기도 한다. 문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도 가능성이 보이는 아이템에 집중투자하는 한편 행사장을 경주시 전역으로 확대하고, 주제영상관.게임관.캐릭터쇼관 등을 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관광 명소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시도에도 불구하고 진행 과정에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 적지 않다. 치밀한 행사 진행과 그 과정에서의 미비점 보완, 관광 진흥을 위한 소프트웨어에도 소홀해서는 안된다. 그래야만 경주에 국제시장을 향한 문화 인프라가 구축되고, 이 고도가 세계 속의 문화도시로 거듭나며,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동력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촌의 축제' 자리매김을
주최측은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나마 기획.운영.홍보 등 행사 채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아직 미비한 점들은 차근차근 보완하면서 '담장 없는 박물관'인 경주의 고유성을 최대한 살려 특성이 뚜렷한 '지구촌의 축제'로 공감대를 형성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주제에 걸맞은 설득력을 이끌어내 우리 문화를 인상 깊게 체험하게 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관광자원화의 지름길도 찾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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