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난이도 조정 실패와 고득점 수험생 대량 양산에 따라 대학입시 정책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신이 폭증, 심각한 수준에 이르는 등 갖가지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입시전문기관들의 수능시험 가채점 결과가 발표된 지난 17일 이후 청와대와 교육부, 사설학원 등 교육관련 인터넷 사이트엔 수험생들의 불만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한 수험생은 "학생들도 이젠 불합리한 입시체제에 대해 저항권을 발휘해야 한다"며 "올바른 입시제도 마련을 위한 수험생 서명운동, 국회청원, 국가상대 소송 등을 벌이자"고 주장했다. 또다른 수험생은 한 학원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수능 재시험이든 대학별 고사든 수용할 수 있는 전형방식을 1월까지 만들지 않는다면 수험생들의 집단행동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호원 경신고 교감은 "실력으로 승부하고 결과를 받아들일 줄 아는 습관을 길러야 할 학생시절에 이같은 경험을 하고 사회 전체에 대한 불신을 안게 된 것은 참으로 걱정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능시험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실수로 평소 모의고사 점수대에도 미치지 못한 일부 수험생들은 벌써부터 학원가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대구 한 재수학원 관계자는 "19일에만 재수에 필요한 사항, 유·불리 여부 등을 묻는 전화가 30통이 넘었다"면서 "상당수는 380점 이상 고득점했지만 결과에 승복하지 못해 대학지원 자체를 포기한 듯했다"고 말했다.
수능점수 인플레로 대학과 학과 지원에 어려움을 느낀 일부 수험생 학부모들은 역학원에서 입시상담을 하는 어처구니없는 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유모(43·여·대구시 수성구 지산동)씨는 "소수점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다고 해서 이웃 수험생 엄마들과 함께 용하다는 동구 한 역학원을 찾았다"며 "희망 대학 2, 3개씩 적어내고 어디를 보내야 할지 물어봤는데 비슷한 엄마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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