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던 포철 주변이 16일 하루 내내 어수선하고 소란했다. 두가지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첫째는 사보(社報) '포스코신문'의 호외(號外) 발행. 포철은 일반 신문 형태의 사보를 매주 목요일 12~16면씩 발행하는데 화요일인 이날 4면짜리 호외를 냈다.
호외 포스코신문은 광고없이 1~3면에 걸쳐 포철의 구매관리시스템 운영과 관련해 반발하고 있는 전남 광양·여수·순천시 등 광양제철소 인근 3개 자치단체 시민들에 대한 이해와 협조당부 및 일부 시민주장 및 이에 대한 반론을 담았다. 마지막 면에는 확전(擴戰)양상을 보이는 현대차 그룹과의 마찰에 대한 해명을 실었다.
포철 관계자는 "언론에서 연일 대서특필하는데도 불구, 정작 직원들의 이해가 부족한 것 같아 정확한 내용을 알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호외 사보'의 내용이 현안을 피해가려는 문투가 아니고 자신들의 뜻을 당당하게 알리려 했다는 점에서 민영화된 포철의 새 면모를 한눈에 읽을 수 있었다.포철의 또다른 자세변화는 설연휴 전날인 22일에도 제철소 교대근무자를 제외한 전직원 휴가실시 결정. 쉬지않고 일하는 '조국근대화의 상징'인 포철에서 평일휴무는 창립이후 처음 있는 '대사건'이다.
예전같으면 정부 눈치도 봐야하고 국민들도 의식해야 하는 등등의 이유로 평일 휴무는 꿈도 못꿨다.
이날 포철이 연출한 두 사건은 민영화된 이상 주주이익에 반하지 않고 회사에 이득이 된다면 다소간의 마찰이나 일시적 여론악화는 감수하겠다는 변화된 경영논리를 그대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다만 공기업에서 민간기업으로의 변신을 요란스럽게 떠들기 보다는 그들의 광고문안대로 '소리없이' 바꿀 수는 없었는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정출기자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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