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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와핑(Swapping)을 아십니까?'스와핑만큼 현대인의 병적인 집착을 드러내는 단어도 드물 것이다. '부부 맞교환 섹스'라는 것은 '섹스 머신'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얼마 전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 국내 '스와핑 클럽'에서 서로에 대해 한마디의 질문도 없이 오로지 섹스에만 탐닉했다. 뒷소문에서도 이같은 색정광들의 행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최근 들어 심심찮게 나오던 스와핑 소재 영화가 드디어 한국 영화에도 도입(?)됐다. 이미숙 주연의 '베사메무초'(강제규 필름)는 IMF 탓에 붕괴한 한 가정을 그리고 있다. 붕괴의 체감수위를 높이기 위해 부부가 스와핑의 제물이 된다는 이야기다.

'정사'(이재용 감독)에서 동생의 결혼상대자와 뜨거운 관계를 맺고 태연히 시댁 제사에 참석하던 이미숙의 경악스런 극중 캐릭터를 떠올리면 '베사메무초'에서의 그녀의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 곧 촬영에 들어갈 예정.

본격적인 스와핑 영화 '클럽 버터플라이'도 국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영화의 '스와핑'은 에로영화를 빼면 대개 사회적인 문제 고발의 성격이 짙다. 이안 감독의 '아이스 스톰'은 워터게이트와 베트남 전쟁으로 얼룩진 70년대 미국 백인 중산층 가족의 붕괴를 스와핑으로 그려냈다. 짝을 맞추기 위해 이웃 남자들이 내놓은 자동차 키를 주워드는 아낙들의 손길에서 '살인적인 비바람'이란 뜻의 차가움이 배어난다.

'나스타샤 킨스키의 스와핑(원제:your Friend and neighbour)'(닐 라부트 감독)이란 영화도 우디 앨런의 영화들처럼 냉소적이고 차갑다. 타인의 몸과 섞이려는 세 쌍의 남녀가 벌이는 성적 집착은 차라리 노이로제에 가깝다.

영화 속 스와핑이 이렇게 차가운 것은 인간 혐오와 자기 만족이란 극단적 이기심에 대한 징벌이다. 신뢰와 예의, 사랑까지 변태적인 성행위의 도구로 삼는 가치관 상실에 대한 반성인 것이다.

자신의 사랑이 다른 이의 품에서 육체적 날개를 펴는 것은 잔인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다. '나스타샤 킨스키의 스와핑'에서도 주인공들은 그렇게 헤어진다.

마약이 그렇듯, 스와핑의 종말도 늘 파경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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