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나가는 데만 10분 이상 걸립니다""사람에게 밀려다니다 압사할 뻔했습니다"대구의 극장들이 영리추구에만 급급해 관객의 편의는 도외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최근 멀티플렉스(복합관) 개념이 도입되면서 관객이 '짐짝'처럼 전락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관객이 몰리는 주말과 휴일이 특히 심해 출·입장객이 한꺼번에 뒤엉켜 참사의 우려까지 자아내고 있다.
특히 통로 계단의 폭이 1m에 불과한 중앙시네마의 경우 심한 편. 통로가 좁은 탓에 입장이 늦어져 영화시작 후에도 극장안이 북새통을 이루는 경우가 허다하다. 극장 안이 좁아 영상이 관객에게 가리기도 일쑤. 가장 관객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이 주차장이 있는 뒷문으로 출구를 내놓은 것. 그래서 "우리가 무슨 짐짝이냐"는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중앙시네마는 항의가 늘자 인터넷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마저 없앴다.
한일극장도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유일한 이동수단이다 보니 종영 후 1층까지 내려오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지난 설 연휴에는 관객을 지하 주차장으로 나오게 해 신문사로 항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극장 관계자는 "종영시간을 조정해 나오는 관객을 분산시키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들 복합관들은 6-7개관이어서 중복되지 않을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다.
최근 중앙시네마는 1층 '자투리'땅에 126석 짜리 7관(실제는 6관. 4관이 없음)을 개관했다. 7개관인 한일극장을 의식한 '힘겨루기'인 듯. 당초 3개관에서 5개관으로 늘렸다가 다시 1개관을 증설해 극장 안이 마치 미로 같은 구조. 따라서 방향감각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사고의 위험이 높은 편.
관객에 대한 서비스 개념이 없기는 타 극장도 마찬가지. 관객이 적다고 난방을 하지 않아 관객을 추위에 떨도록 하거나, 아예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만경관에 '쿤둔'을 보러간 이모씨(51)는 "친구 4명이 갔지만 영화를 상영하지 않아 항의 끝에 힘겹게 영화를 봤다"면서 "상영시간도 하나의 약속인데 손님이 없다고 일방적으로 상영을 하지 않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매표소를 대부분 외부에 설치해 추운 날 입장권 사기도 쉽지 않은 편. "매표 창구에 서면 교도소 죄수 면회 온 것 같다"고 표현할 정도다.
그래서 "서비스도 엉망이면서 입장료를 올리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는 한 관객의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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