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환자에 대한 장기처방 최대 기한을 30일로 한정, 환자불편과 부담이 늘어나고 부실진료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대학병원 등에서는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에 대해 60~90일까지 처방했으나, 지난 10일부터 처방일수가 30일로 줄자 환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경북대병원에서 3년째 골다공증 치료를 받고 있는 정성란(75.대구 비산동) 할머니는 "매번 90일분의 약을 받아 갔는데, 오늘은 30일분만 받았다"며 "몸도 성하지 않은데 매달 병원에 나오라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평했다.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당뇨와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이현태(56.경산시 진량읍)씨는 "한번 진료로 끝날 일을 세번이나 오라면 추가 진료비 부담도 문제지만 시간낭비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왜 이런 조치를 내렸는지 이해 할 수 없다"며 탁상행정을 비난했다.
처방일수 30일 제한으로 내원 환자수도 갑자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의사들도 부실진료를 걱정하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김권배 교수(순환기내과)는 "반나절 진료하는 외래환자만 80~90명인데, 만성질환자 처방 기간 단축으로 다음달부터는 진료 환자가 200여명 이상돼 정상적인 진료는 사실상 불가능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지난 10일부터 최대 장기처방 기한을 1회 내원시 30일로 정하고, 만성질환이나 장기간 여행 등 특수한 경우에 한해 최장 30일분 한도내에서 연장처방이 가능토록 한 지침을 내렸었다. 그러나 만성질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자 병.의원에서는 모든 환자에 대해 최대 처방일수를 30일로 제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의사들이 30일 처방과 31일 처방시 발생하는 수가 차이를 노려 처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같은 지침을 마련했다"며 "연장처방 제한 조치에 대해 병의원에서 문의가 잇따라 보완점 등 세부사항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궁색하게 변명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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