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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불상 파괴령' 간다라 석불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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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귀중한 문화유산인 간다라 양식의 불상 조각품들이 보존에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아프가니스탄 집권세력 탈레반의 통치자들이 지난 26일 우상 배격운동의 일환으로 불상 파괴를 지시했기 때문.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모하메드 오마르는 이날 서기 5세기 쯤의 고대 불상을 포함한 모든 불상들을 '이슬람에 대한 모독'으로 규정하는 포고문을 발표, 이를 신앙의 대상으로 삼지 못하도록 파괴하라고 선언했다.

이 포고령에 따라 수도 카불 서쪽 150㎞ 바미안의 고대 불교 석상군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거기에는 높이 53m인 세계 최대의 사암(沙巖) 마애석불, 높이 37m의 대형 불상 등 서기 2세기 쯤에 만들어진 귀중한 문화재가 다수 있다. 이들은 이미 아프간 내전 과정에서 상당부분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에서는 과거 불교 신앙이 허용됐으며, 극도의 보수적 이슬람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탈레반도 "신앙의 대상이 되지 않는 한 불상과 힌두교 유물들을 보존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바미안 일대 주민들 대부분은 여전히 불교를 믿고 있다.

바미안 외에 수도 카불 박물관에도 값진 불교 유물들이 소장돼 있다. 이 지역에 불교가 성했던 11세기까지의 것들로, 그 중 적잖은 수는 내전으로 손상을 입었다. 내전은 1992년 시작돼 탈레반이 정권을 잡은 1996년까지 계속됐었다. 또 일부 유물은 전문 도굴꾼들이 절취해 공공연히 내다 팔거나, 외국 박물관들에 넘어가 버젓이 전시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불상 파괴 명령으로 아프간의 불교 문화재 손실은 최악의 상황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 포고문 발표 당시 국제대표단은 현지 지도자들과 아프간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카불에서 회동하고 있었다. 그리스의 헬레니즘 양식이 아시아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중근동 지역에 성행했던 간다라 미술 양식은 세계사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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