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간섭과 자율

아이들 때문에 가족나들이가 부담되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식당이나 공공장소에서 아이들이 제 멋대로 뛰고 소리친다면 분명 부모 입장에서도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하기야 다른 사람은 아랑곳 않고 제 아이만 두둔하는 상식 밖의 부모도 없지 않지만….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옳고 그른 것을 구별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좋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일상생활 특히 가정에서 아이들이 도덕적 개념을 몸에 익도록 지도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집에서 규칙과 질서를 지키고, 사회적 관습을 익히는 것이야말로 아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기초학습이다. 이를 통해 아이들이 옳고 그름, 정상과 비정상에 대한 판단기준을 마음 속에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아침 7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규칙을 정했다면 이는 그들의 생활에 '질서' 또는 '규칙'이라는 개념을 만들어주는 준거가 된다.

아이들에게 숨겨져 있는 내적인 '나'를 외적인 '나'로 모두 드러낼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개발해줄 때 이같은 도덕개념은 보다 완전해진다. 외적인 '나'로 인해 사람은 스스로 계획하고, 목표를 세우고, 주어진 환경을 뛰어넘어 승리자가 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다. 부모의 간섭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해 올바르게 행동하는, 즉 독립심은 아이들이 몫이기도 하지만 결국 부모의 책임이다.

간섭하기보다 아이들이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 주변 사물과 긍정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이 내면적인 안정감과 즐거움, 자신에 대한 사랑을 갖도록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해야만 비로소 타인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책임감을 가질 수 있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것이다.

대구가톨릭대 교수.아동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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