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에 초점을 맞춘 심층적 현지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국내 민속학계는 민속학적 문제의식을 갖고 반성해야 하며, 새로운 관점에서 마을조사 연구에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안동대 민속학 연구소와 실천민속학회 주최로 3일 안동대 어학원에서 열린 2001년 민속학 학술대회에서 안동대 임재해 교수(국학부)는 '마을 민속 조사,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발제에서 "종래 마을민속조사가 마을 단위 민속과 마을에서 전승되는 민속자료들을 영역별로 조사하는 데 머물렀다"며 "다양한 성격을 여러 지역의 마을을 적절히 선정, 지속적으로 마을조사가 실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학연구소와 지방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이 적극 나서서 마을조사 작업을 장기적으로 실시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마을조사 연구 및 지원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마을 민속조사방법과 연구의 실제'를 주제로한 이날 학술대회에서 임교수는 발제를 통해 "개인이든 집단이든 마을공동체에 초점을 맞춘 심층적인 현지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고, 마을조사 연구를 외면해온 것은 우리 학계의 치명적 한계"라고 비판하고, 역사의식에 입각한 마을 민속조사와 자연친화적 민속문화, 마을의 생태학적 경관도 새롭게 주목해야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을 민속 조사.연구의 실제와 문제'에 대해 주제발표한 목포대 국문학과 나승만 교수는 "마을과 마을민속이 주목을 받은 것은 1980년대 이후의 일이지만 이제는 시각을 바꿔 실제 마을 주민들의 입장에서 마을을 보는 마을민속 조사 및 연구가 실시돼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나교수는 "마을을 민속현장의 기본 단위로 설정, 마을 주민들의 삶 속에서 민속을 연구하는 현장론적 연구가 그동안 현장접근의 한계 때문에 제한적으로 수행되어왔다"며 "앞으로 주민 스스로 마을민속 발전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학계에서 힘써야 하며,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마을이 스스로 문화력을 회복하고 문화생산의 터전 구실을 하게 만드는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마을민속조사 및 연구 방법과 방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안동대 사학과 임세권 교수가 '마을사의 조사와 연구,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안동대 국학부 김미영 교수가 '일본민속학과 마을연구방법론'에 대해 각각 주제를 발표했으며, 정명섭(상주대) 허성미(안동과학대) 김희곤 한양명(안동대) 교수가 종합토론자로 참석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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