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흘산 리조트 조성 논란

새재(鳥嶺)가 있는 문경 주흘산에 리조트 단지를 만드는 것이 옳은가, 그른가? 문경 시민들의 입씨름이 지금 한창 뜨겁다. 주위에서 보기에, 이 문제는 흔히 발생하는 환경 보전이냐 개발이냐의 시비 중 하나로 관측된다. 토론은 권장할만한 일. 같이 참여해 보자.

◇리조트 단지 건설 계획=추진 주체는 서울의 '녹원훼밀리'(주). 주흘산 자락인 문경읍 상리 7만3천500여평에 다음달 쯤 착공해 1천100억원을 투입, 2008년까지 콘도.모텔.산림욕장 등을 갖춘 건강 휴양 테마공원을 완성시킨다는 것이다.

회사 현장 책임자 1명이 문경에 상주하고 있고, 이미 사업 인가를 받았을 뿐 아니라 부지 매입도 끝냈다고 시청 관계자는 말했다.

◇개발 반대 운동=지난 3월 초에 공동대책위까지 구성해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공대위에는 '생명의 공동체' '야단법석 보현정사' '전교조 지부' '주흘산을 사랑하는 모임' 등 여러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반대론이 가장 활발히 전개되는 마당은 시청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반대하는 글이 두달 이상 계속 올려졌다. 지난달 25일에는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한 반대 서명운동도 벌였으며, 시청 정문 앞에서 '주흘산 지키기 한 사람 시위 운동'도 벌였다.

박인국(48)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다음과 같은 말로 반대 입장을 설명했다.

"리조트를 만들면 마성면 신현리 국도3호선 확장 때 빚어졌던 병풍바위 흉물화에 버금가는 자연 경관 훼손이 불가피하다. 외지인이 주흘산을 찾는 것은 개발된 모습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존되고 생태계가 온전하기 때문이다.

또 개발이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은 사업 대상지 그곳뿐 아니라 주흘산 전체에 미칠 것이다. 더욱이 개발은 그 속성상 또다른 개발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개발 추진론의 논리=처음에는 반대 목소리만 주로 들렸으나 최근 들어서는 추진 지지자들이 단체를 만드는 등 맞공박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7일 모여 '리조트 개발 촉구 추진위'를 발족시켰다. JC, 읍 개발위, 노인회, 로터리클럽, 이장 자치회, 녹색회, 라이온스클럽, 농업경영인회 등 17개 단체, 일부 전현직 시의원 등 개인 26명이 참여했다.

7일 발족 모임에서는 개발반대 단체 설득 등 방안이 토의되고, 개발 조기 착수 촉구문도 작성돼 시청에 전달됐다.

개발 지지 논리의 바탕은 역시 지역 발전. 개발지 인근의 전병문(45)씨 등 주민들은 "폐광 이후 극도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다시 일으키기 위해 인간성 훼손까지 유발할 수 있는 카지노마저 유치하려던 마당에 리조트 개발을 왜 반대하느냐"고 했다. 또 개발 대상지는 이미 도시지역으로 개발이 예정된 지구이고 준농림지가 60%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반대론자들은 지금까지 있어 온 갖가지 개발의 회복 불가능한 여파를 생각하는 듯했다. 그동안 하도 마구잡이 훼손이 이뤄져 오다보니 불신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 그러나 UN까지도 '지속 가능한 개발', 인간과 조화되는 개발을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을 봐도 보존.보전만이 능사라고 주장해서도 설득력을 얻기 힘든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추진론자와 반대론자들이 함께 연대, 가장 조화롭게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하는 체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시청 관계자 역시 "대대적인 환경파괴는 있을 수도 있어서도 안될 일"이라며, 개발과 자연보존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경.윤상호기자 youns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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