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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남한과 같은 술집이 없다. 가두여성(전업주부)들로 구성된 조합에서 운영하는 '가내반 식당'을 이용한다. 구역마다 몇개 정도 있는 이 식당은 의자가 없어 선술집으로 불리는데 20, 30개의 탁자를 갖춰놓고 밥과 국수, 닭발, 돼지고기 등을 소주와 함께 내놓는다.

그러나 이 곳은 음식과 술을 국정가격이 아닌 장마당(농민시장) 가격으로 팔기 때문에 비싸다. 소주 1ℓ 짜리가 공장가격은 2원50전(노동자 평균월급 100원정도)인데 비해 장마당에서는 500mℓ짜리가 25원이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여간해서는 가내반 식당조차도 가기가 쉽지않다.

노동자들이 가장 즐기는 술은 25도에서 45도까지 도수가 다양한 소주. 막걸리는 없고, 맥주는 귀하다. 60도 짜리 중국산 빠이주(白酒)와 60~80도의 러시아산 보드카는 일반인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일반 서민들은 장마당에서 밀주 소주를 구입, 친구들과 함께 집에서 어울린다. 소줏잔을 사용하는 남쪽과는 달리 북한에서는 큰 컵이나 사발에 소주를 가득 따른 뒤 잔을 단숨에 들이킨다. 취기가 돌면 녹음기를 틀어놓고 춤을 추는 정도. 주중엔 바쁘기 때문에 토요일 밤이나 일요일 점심때 술자리가 마련된다. 김치에 돼지고기 볶음이나 닭발이 안주로 곁들여진다.

장마당에서 주류판매는 금지돼 있지만 안전원들이 눈감아 준다. 밀주 소주는 정제가 제대로 안돼 뿌연 알갱이가 그대로 남아있어 흔히'농태기 술'이라 부른다.

술은 화폐와 같은 역할도 한다. 통행증이 없거나 물건을 빼돌리다 들켜도 안전원에게 고급 소주 한 병을 내밀면 무사통과다. 친지나 친구의 경조사에도 술 한 병을 들고 가는 것으로 부조를 대신한다.

당 간부들은 공장에서 나온 술을 국정가격으로 살 수 있다. 그러나 거리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적발되면 즉각 직위해제 되기 때문에 집에서 주로 술을 마신다.한편 여성들이나 청소년의 음주행위는 거의 없다고 한다. 특히 술을 잘 먹는다고 소문난 여성은 시집가기 힘들어 자제하기 때문이다.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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