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잇단 대규모 국제행사로 탄력이 붙은 도시 인프라 건설붐을 타고 도로, 공항, 각종 행사시설, 택지개발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면서 대구의 모습이 급속하게 달라지고 있다.
이에 대해 도시전문가들은 이같은 대변화가 대구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와 함께 특정지역 편중 개발, 행사성 개발 후유증, 도시기능의 불균형적 배분 등의 논란을 제기하며 외형적 변화를 뒷받침할 '도시발전 소프트웨어'의 배양을 주문하고 있다.
◇ 국제시설 = 오는 20일 개장하는 대구종합경기장은 수성구 내환동 일대를 '딴세상'으로 만들어 놓았다. 97년초까지 야산과 논밭,과수원이 산재했던 15만5천여평이 국내 최대규모의 경기장 시설로 탈바꿈하면서 대구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지난 달 개관한 대구전시컨벤션센터와 인근 대구종합유통단지도 산격동 일대 25만4천여평의 색깔을 바꿔놨다. 일대 전체가 농지였던 이 지역은 첫삽을 뜬지 7년여만에 10여개의 전문상가를 구축, '신발부터 기계까지' 이른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대구경북 최대의 유통상업단지로 변신, 국내외 바이어들의 비즈니스 중심지를 꿈꾸고 있다.
◇ 관문 단장 = 세계로 이어줄 대구국제공항이 17일 문을 열면서 대구 관문의 얼굴이 달라졌다. 지하1층.지상2층의 '조그마한' 청사였던 대구공항청사는 국제공항으로 바뀌면서 연면적이 3배 늘어났고(3만여평.지하1층.지상 3층), 전시컨벤션센터와 10분거리에 위치하면서 무역기능이 높아졌다.
현재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대구역 민자역사(지하 3층.지상 9층)는 내년 가을 모습을 드러내면 쇼핑가를 갖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대규모 역사로 탈바꿈한다. 따라서 80년대 이후 쇠락한 중구 교동.향촌동 일대의 개발을 촉진, 대구 도심에 활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 도로 개설 = 15일 대구종합경기장 주변 범안로, 경기장로, 월드컵로 등 3개도로와 공산댐 우회도로의 개통으로 대구교통의 흐름이 빨라졌다.
특히 범안로(범물-고산)의 개통과 올 연말 개통예정인 황금동∼담티고개 도로로 대구 최악의 체증지역인 만촌네거리 주변은 숨통을 트일 전망이다.
◇ 택지 개발 = 67만5천여평에 이르는 북구 칠곡3지구, 유니버시아드 선수촌이 들어설 동서변택지지구(27만여평), 달서구 용산동 옛50사단부지 등은 현재 개발이 한창 진행중인 대표적 대단위 택지지구. 이와 함께 지난 3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받은 북구 매천.태전지구(12만1천여평)가 2004년쯤 본격 개발될 계획이며 동구 동호지구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돼 토지정지작업이 한창이다. 이에 따라 현재 5대 광역시의 평균 주택보급률(93.3%)을 밑돌고 있는 대구의 주택보급률(81%)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전문가 진단 = 계명대 도시공학과 김한수(45)교수는 "도시계획은 적어도 10년정도의 준비기간을 거쳐야하지만 최근 대구의 변화상은 각종 국제대회를 의식한 '행사지향형 개발'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며 "수성구 등 일부 지역에 개발력이 집중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김교수는 또 "도로.경기장 등 각종 공공시설물을 경제적 부가가치로 연결시킬 수 있는 도시발전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대구종합유통단지가 들어선 북구 산격동을 비롯, 칠곡3지구.동서변택지지구 등은 대구 북쪽 외곽지역의 지형을 바꿔놓고 있다.
대지 25만4천여평위에 조성된 대구종합유통단지의 경우, 지난 달 대구전시컨벤션센터가 완공되는 등 갈수록 체계를 갖추고 있다. 총 분양면적은 14만9천여평으로 현재 대구전시컨벤션센터를 비롯, 섬유제품관, 일반의류관, 산업용재관, 전자관, 전기재료관 등이 입주했다.
연면적 2만6천여평에 지하4층, 지상5층 규모인 대구전시컨벤션센터는 대형기계전시회가 가능할 정도의 대규모 전문전시장을 갖추고 있으며 동시통역시설과 화상회의장비등을 완비하고 있는 국내 최고수준의 첨단 전시.컨벤션센터. 대구시는 전시컨벤션센터를 통해 국제비즈니스 중심지로 한걸음 다가선 셈이 됐다.
황량한 농지였던 칠곡 3지구도 개발의 망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 개발이 주춤했으나 최근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의 건설이 늘어나 택지지구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주택외에도 홈플러스 칠곡점이 건축중에 있는 등 다양한 생활편의시설도 들어서고 있는 중.
동서변지구는 대구최대의 국제행사가 될 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를 계기로 얼굴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대부분 논밭이었던 27만여평의 부지에 유니버시아드 선수촌 등 공동주택과 단독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며 공원 10곳, 초교 2개교, 중학2개교, 공용청사, 레포츠센터 등이 입주계획을 잡고 있다.
공동주택의 경우, 6천900여세대 2만5천여명의 인구를 수용가능하며 단독주택도 580호가 들어서 2천80여명의 주민이 들어올 수 있다.
이밖에 북구지역엔 매천.태전지구가 택지개발지로 지정돼 2004년쯤부터 개발에 들어간다. 현재 이 곳은 비닐하우스와 식물원 등이 들어서 있지만 머잖아 대규모 아파트촌으로 바뀔 전망이다.
택지지구 개발진행에 따른 교통난과 관련, 내년말쯤 제2팔달로가 완공될 예정이어서 북구 칠곡지역의 교통정체가 다소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2팔달로는 칠곡IC에서 팔달동을 잇는 도로로 현재 민자가 유치돼 건설중에 있지만 대구시는 일단 유료화를 유보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나타내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98년 국우터널이 개통되면서 구안국도에서 대구시내로 진입하는 차량이 상습정체구역인 팔달교를 통하지 않고 신천대로와 신천동로로 들어올 수 있게돼 경북 북부지역으로부터의 대구중심 유입이 훨씬 쉬워진 상태다.
산격동 종합유통단지와 연계될 검단동 대구종합물류단지는 현재 사업시행자를 찾지 못해 사업추진이 보류된 상태로 이 곳이 예정대로 물류단지로 개발되면 각종 물류시설과 정보시설 등이 들어선다.
한편 금호강 지류인 동화천을 자연친화적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는 계획이 수립, 기본설계가 진행중이어서 또하나의 쾌적한 관광명소가 등장할 수 있을것으로 예상된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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