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단타 매매에 수수료 부담을 늘리기로 하는등 정부가 단타 매매 규제에 나서기로 하자 데이트레이더를 중심으로 한 개인투자자들이 크게 반발하고있다.
단타 매매를 규제하기 위해 정부가 최근 내놓은 증시안정대책의 골자는 거래 또는 주문 회수에 따라 수수료를 가산하고, 매매주문을 내면 체결 여부에 관계없이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허수주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총매수매도 주문 잔량 표기를 없애고 가격별 호가를 현재의 5단계에서 10단계 공개로 늘리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정부의 이같은 방안이 상반기중 시행될 경우 단타 매매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인투자자 특히 데이트레이더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팍스넷과 씽크풀 등 증권전문 사이트 게시판에는 "정부의 방안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며, 소액투자자들을 울리는 비현실적 조치"라는 비판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수수료 개정안 반대 전국데이협의회'라는 홈페이지(myhome.naver.com/hss87/menu0.php)가 개설되는가 하면 재정경제부와 청와대 등 정부부처 홈페이지에 항의글 올리기 운동이 전개되는 등 조직적인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있다.
한 개인투자자(ID : ironic)는 "데이트레이딩 때문에 주식시장의 질이 떨어지거나 시장 자체가 불안해진다는 근거는 없다"며 "외국인 및 기관과의 불공평한 경쟁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보루인 데이트레이딩을 미운오리새끼 보듯하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했다.
다른 한 투자자(ID : arom)는 "정부가 시가배당제, 소액주주의 경영참여 보장 등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여건을 조성하지 않고 수수료를 올려 단타를 규제하겠다는 것은 소액 투자자들에게만 고통을 전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한국 증시에서 '단타꾼'이라는 부정적 명칭이 붙은 데이트레이더들에게왜 정부가 규제에 나섰는지, 주식시장 교란의 주범인지 여부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겁다. 단타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부정론과 긍정론을 점검해 본다.
◇단타는 증시 교란의 주범이다
단타 매매에 대해 좋지 않은 관념이 따라 붙는 것은 증시의 투기장화를 부른다는 입장이다. 데이트레이더들은 기업의 가치보다는 주가 흐름만을 쫓아 하루에도 수차례에서 수십차례씩 주식을 사고 파는 투기적 매매 형태를 보인다.
그 결과 주가와 거래량의 변동이 너무 심해 가격 형성이 왜곡되어 증시 안정을 위협하고 시장의 질을 떨어 뜨린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매매 회전율이 세계 1위에 이를 정도로 단타가 성행하는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실적 우량종목이 주가 상승 초입 단계에 접어 들었다가 데이트레이더들이 몰리는 바람에 매물이 쌓여 주가가 상승하지 못한채 하락하거나 장기 횡보하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세력'들은 데이트레이더들의 투자습성을 악용, 특정 종목을 폭락시키거나 폭등시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를 유인해 차익을 챙기는 초단기 '작전'을 벌이고있다. 이 경우 해당 종목은 수급에 문제가 생겨 시세 연속성이 사라져 버린다.
정부가 단타를 억제하면 데이트레이더들의 주식시장 참여가 제한되면서 일시적으로는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 투자 풍조가 확산돼 주식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 단타 규제론자들의 견해다.
◇단타가 주식시장을 교란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단타는 불확실성이 높고 외국인.기관.큰 손에 비해 투자여건이 절대적으로 열세인 개인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라는 주장이다. 지난해 폭락장세 속에 원금의 10분의 1토막이 난 중장기 투자자들이 속출한데 비해 데이트레이더의 평균 손실률은 10% 안팎에 그쳤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단타는 또 주식시장의 지나친 가격 등락의 완충 역할을 한다. 단타는 주가의 상승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막아주는 양면성을 지닌다.
실제로 데이트레이딩이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보태줌으로써 증시 변동성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며, 초단기 매매가 투기 거래를 부추긴다는 사회적 고정관념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는 국내외 연구결과도 있다.
경제 펀더멘탈이 튼튼하면 아무리 단타가 성행하더라도 주가는 오르게 되어있다. 단타로 인한 폐해는 주가 하락기에 부각되며 주가가 대세상승으로 접어들면 자연히 격감하게 된다는것이 단타 옹호론자들의 시각이다.
증시 침체의 원인을 단타로 돌리는 것은 우리 증시가 안고있는 본질적 문제를 호도하는 것이라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인다. 단타를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것보다 중장기 투자가 상대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여건 조성이 먼저라는 것이다.
또 시장의 논리를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데이트레이딩을 제약할 경우 증시 유동성만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이들은 제기하고있다.
이와 관련, 단기 주식투자 매매기법인 단기매매에도 여러 유형이 있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들 단기 투자자들의 공통된 목적은 목표 수익률을 낮게 책정해 잦은 매매로 수익을 올리는데 있다.
△스캘퍼(Scalper) : 하루동안 수십번씩 매매를 하는 유형이다. 하루 거래 횟수가 수백번에 이르는 이도 있다. 매수후 수수료, 세금을 제외고 조금의 수익이라도 나면 즉시 매도한다.
△데이트레이더(Day Trader) : 하루안에 매매를 종결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스윙트레이더(Swing Trader) : 하루에서 5일 정도의 기간을 두며 투자하는 투자자. 매수한 종목에 따라 당일 매도할 수도 있고 며칠 더 보유하는 경우도 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