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역사 바로 세우기

해방후의 우리의 역사 교과서는 대한민국 건국 50여년의 역사를 밝은 면만 조명한 나머지 어두운 사건들에 대한 균형 잡힌 역사감각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젊은이들은 우리의 역사를 정치사 위주로 통치자나 그 집단의 역사로만 보고, 힘차게 역사를 창조해온 국민의 역사를 인정하는데 인색한 실정이다. 국민들이 이룩해 놓은 역사의 긍정적인 소산도 인정하여야 한다.

지금도 일본의 망언과 역사왜곡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 역사교과서는 일제가 아시아 특히 한국에 저지른 역사적 죄악에 대해 일본의 젊은 세대에게 감추고 왜곡하고 있다. 즉 일제의 침략이나 만행을 사실 그대로 서술하지 않고 온건한 표현으로 기록하려는 것이다. 침략의 역사를 영광의 역사로 바꾸고, 일본의 어두운 대신 밝은 면만 가르치려는 행위는 한마디로 조작인 것이다. 우리에게도 문제가 없지 않다. 그동안 독도 문제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에 대해 미온적으로 대처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우리의 태도는 자칫 일본으로 하여금 뻔뻔스러운 자기 강변(强辯)을 조장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일제 35년의 침략상을 경험하고 저항한 어른들의 증언과 기록들을 토대로한 책이나 영상매체를 통해 그들의 후안무치를 널리 알려야하며, 우리의 역사교과서에도 더 깊이 있게 다뤄야 한다. 일본의 망언과 역사왜곡에 대해 분개만 할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우리 자신을 채찍질해 더욱 엄정한 눈으로 그들의 과오를 지적하고 경계해야 한다.

얼마전 언론 보도에서 우리나라 초·중고생들의 학용품을 조사한 결과, 일본제품이 80%이상이 된다고 한다. 앞으로 세계화가 더욱 심화돼 일본문화가 우리나라에 마구잡이로 파고들게 되면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이 앞선다. '성난 바다가 익숙한 사공을 만들어 내는 꼴'이 되지 말아야 할텐데….

한지공예가·대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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