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 하는 오후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빈 집의 아이는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어미가 올 때까지 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있다.

빈 집의 아이는 이제 울지 않아도 밥 때가 되면 어미를 찾는 울음 소리가 여전히 하늘 한 모서리에서 높다.

퇴근 시간 서두르는 어미의 마음을 갈수록 더 붉어지는 저녁 노을과 바쁘게 떨어지는 저녁 해가 보여준다.

오늘 빈 집의 아이는 라면도 삶아먹지 않고 제 책가방 옆에서 구겨진 채 자고 있다.

체육을 했는지 체육복 차림에 얼굴과 다리가 땀과 먼지로 얼룩져서 현관문도 잠그지 않고 자고 있다.

-박정남 '빈 집의 아이'

산업사회는 여성의 노동력까지도 사회화한다. 좀 쉬운 말로 하자면 마누라도 돈을 벌어야 목구멍에 풀칠한다는 뜻이다. IMF 이후 서민들의 경제는 더욱 고달퍼졌다. 가정에서 안팎 둘 다 벌어도 하루를 버티기 힘든 가정이 늘어났다.

우리 사회의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다. 엄마가 일 나간 집 아이들의 간난(艱難)한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 아이들을 건강하고 인간답게 키우는 것은 국가의 몫이다. 이 애들이 자라서 우리 사회를 이루고, 또 이끌어 간다. 5월 가정의 달에 곰곰히 읽어보고 싶은 시이다.

김용락(시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대구경북 지역은 심각한 공군 비행장 소음 피해를 겪고 있으나 정부 정책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대구의 소음 피해 인원은 지...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의사 개원의의 평균 사업소득이 4억원을 넘어섰지만, 피부·미용 분야와 대형 비급여 진료기관의 고소득이 평균을 끌어올린 결...
고 최불암의 빈소에는 생전 아동복지에 힘쓴 그의 나눔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찾아와 추모했으며, 특히 초록우산과의 인연이 깊었던 고인은 아동복지...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 참여자가 5천600만 명을 넘어서며 민주당 승리가 유력해 보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부는 비..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