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분임조 활동이란 게 좋은 것 같기는 한데…. 우리는 관심 없어요" (대구의 한 중견 섬유회사 관리담당 간부)
"기업마다 찾아다니며 품질경영활동을 당부하고 있지만 모두들 '지금은 형편이 어려우니 다음에 보자는 식입니다" (대구시 기계공업과 이시용 과장)
대구지역 기업의 품질개선을 위한 품질분임조 무관심현상이 심각하다.
전국적으로 기업마다 품질분임조 활동에 큰 관심을 쏟고 있고 중앙·지방정부도 경진대회 개최,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기업 참여를 적극 권장하고 있으나 유독 대구에선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
▲"품질분임조, 대구는 몰라요"=16일 대구시에 따르면 3월말 현재 한국표준협회에 등록된 품질분임조는 129개 업체의 592개로 전체 제조업체 5천951개의 9.9%에 불과하다.
반면 타 시도의 분임조 활동률은 이보다 훨씬 높아 울산이 무려 483.8%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광주 120.7%, 경북 86.1%, 15개 시도 평균 41.8% 등을 보이고 있다. 서울 7.4%를 제외하면 대구의 활동률이 가장 낮으며 10% 이하를 보이고 있는 곳도 이뿐이다. 〈표 참조〉
분임조가 적다보니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 참여율도 매우 낮다.
지난해 참가팀은 불과 5개로 전국에서 가장 적었다. 전북 27개, 경기 24개, 전남 21개, 울산 및 인천 19개, 경북 12개 등에 비해 저조한 것. 분임조 활동률 최저인 서울도 경진대회에는 13개 팀이 참여한 것과 비교하면 대구의 열외현상은 심하다.
99년 참가팀 5개에서 단 한개의 팀조차 늘지 않은 것도 무관심을 반영한다. 98년에는 참가팀이 하나도 없어 아예 대회에 끼이지도 못했다.
이 때문에 대구시의 대회 지원예산 1천200만원이 남아돌고 있으며 98년에는 전액 불용처리하기도 했다. 참가신청을 내는 기업이 많아 예산부족을 겪고 있는 경북 등 타 지역과는 판이한 현상이다.
▲산업구조 및 경영주 탓=대구의 품질분임조 활동이 유독 저조한 것은 영세기업이 압도적인 산업구조를 갖고 있는데다 경영주의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에는 대기업이 0.2%에 불과하고 종업원 50명 이하의 소기업이 92.4%로 대부분이어서 분임조활동은커녕 품질경영을 담당할 부서조차 확보하기 어렵다. 하청업체가 많은 것도 품질경영활동에 소홀한 이유가 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경영자의 인식 부족이다. 종업원 400명, 지난해 매출 600억원에 20억원 이상 순익을 거둬 건실하다는 평을 듣는 업체에서조차 "품질분임조 활동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형편이다.
품질분임조 활동을 하려면 표준협회에 등록비를 낸다는 점을 들어 남 좋은 일 시킨다는 인식마저 적잖다.
▲그나마 조금씩 증가추세=그래도 개선의 불씨가 아주 사그러든 것은 아니다. 아주 적은 수치이지만 품질분임조 수 자체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98년 대구의 품질분임조는 59개로 업체 대비 등록률은 0.8%에 지나지 않았지만 99년 320개로 4.6%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538개로 9.2%로 늘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