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흔들리는 거래지표-단기매매 극성…

'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라는 말이 있다. 거래량은 주가에 선행성을 지니며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술적 분석 지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위치한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늘면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고 줄면 내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요즘들어 사이버 거래가 폭증하고 데이트레이딩 즉 단기 매매가 성행하면서 거래량을 기준으로 하는 기술적 분석의 정확도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가 증권가에서 심심찮게 나오고있다.

특히 최근에는 상장 폐지를 앞둔 특정 부실주들이 하루 수억주씩 거래되면서 거래량 시장 지표를 심각하게 왜곡시키는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

지난 2일 거래소 시장에서는 모두 5억9천462만주의 주식이 거래되는 활황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 1월16일(6억628만주) 이후 최고치.

그러나 이날 거래량 증가의 주범은 상장폐지를 앞둔 (주)대우와 대우중공업. 20원짜리 초저가 부실주인 두 종목은 이날 하루에만 각각 8천124만주, 1억1천907만주씩 거래되며 이날 전체 거래량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22일로 예정된 상장 폐지를 앞두고 '폭탄 돌리기식'의 투기적 거래가 몰린 탓이다.

게다가 최근 데이트레이더들의 표적이 되고있는 하이닉스 반도체의 거래량(9천512만주)까지 합치면 이날 전체 거래량 가운데 이 세 종목의 거래량이 절반이나 된다전문가들은 단기매매 성행과 부실저가주 대량 거래를 고려하지 않은채 단순 거래량 분석만으로 종합지수 및 코스닥 지수의 방향을 예측하는데는 무리가 따른다고 지적하고있다.

개별종목의 경우도 데이트레이더들이 많이 몰렸다면 거래량 분석을 통한 주가 예측이 힘들기는 매한가지. 또 시세조종을 일삼는 '세력'들도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을 유인하기 위해 자신들끼리 주식을 사고 팔며 거래량을 크게 불려놓는 수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동원증권 대구지점 김봉환 금융종합팀장은 "거래량은 기술적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지만 최근들어 많이 왜곡되고 있다"며 "특히 종합지수를 예측하는 참고자료로 활용할 때는 거래량보다 거래대금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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